유럽기업들 "브렉시트는 필요악… 발생해도 기회 있다"

주명호 기자
2016.06.22 10:35

"EU, 충격 필요할 수도"… 英중소기업들 "EU 규제 과하다, 브렉시트 찬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결정 짓는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럽기업들의 분위기는 오히려 차분하다. 이번 투표가 그간 EU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브렉시트로 사업 호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브렉시트 여부를 예측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그간 나왔던 여론조사에서 찬반 응답이 평행선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EU와 영국 모두 경제둔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브렉시트 투표 자체는 필요한 충격이라는 관측이 유럽 경영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프랑스 광고업체 퍼블리시스의 모리스 레비 회장은 "브렉시트 투표는 (EU에) 매우 중요한 경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EU 잔류를 바란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제에서부터 난민문제까지 EU가 다양한 사안에 제대로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유럽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텔레콤이탈리아의 쥐세페 레치 회장도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쥐세페 회장은 브렉시트가 사업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EU는 성장하지 않았을 뿐더러 정부경영 역히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하며 충격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에서 기회를 찾는 기업들도 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이런 분위기가 높다. 브렉시트 발생으로 영국을 떠난 기업이나 인력이 자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서다.

프랑스 사무실입대업체 제시나의 필리프 드푸 CEO(최고경영자)는 런던에서 기업 탈출(엑소더스)가 발생하면 이들이 파리로 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파리의 사무실 부동산 사업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좋다는 점은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 금융업계도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런던이 오랜 세월 동안 유럽의 금융허브였던 만큼 브렉시트로 기업 및 인력이 빠지면서 자국으로 그 역할이 넘어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파리 금융업 홍보업체인 파리유로플레이스의 알랭 피통 이사는 "유럽, 파리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게 우리의 순수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를 금융중심지로 홍보하는 로비업체 프랑크푸르트메인파이낸스의 후베르투스 배스 이사도 "프랑크푸르트는 모든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잔류를 원한다면서도 자신의 회사는 브렉시트에 대비해 은행들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달리 영국에서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브렉시트 찬성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EU의 규제강화로 사업이 날이 갈수록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일부 헤지펀드 등 투자업체들도 브렉시트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모펀드 베터캐피탈의 존 몰튼 창립자는 브렉시트로 처음에는 영국 금융업계가 타격을 입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유럽보다 더 간소하고 적절한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런던으로 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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