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밀레니얼 세대 뿔났다 "다시 투표해야"

하세린 기자
2016.06.25 11:32

2030, "EU 잔류" 60% 넘어… "우리 미래 빼앗겨" 청원 사이트에선 '재투표' 요구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한 시위자가 'EU 잔류'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타짓

"너무 화가난다. 무상교육, 풍족한 연금, 사회계층간 이동 가능성 등 모든 것을 향유했던 세대가 우리 세대의 미래를 빼앗아버리기로 투표했다."(아담 뉴먼의 트윗)

영국의 젊은이들이 뿔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서 EU 잔류에 압도적으로 투표했던 밀레니얼세대가 기성세대 때문에 자신들의 미래를 빼앗겼다며 성토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25~29세 영국인의 64%는 전날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잔류를 선택했다. 30~34세도 EU에 남겠다고 투표한 비율이 61%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나이가 많을 수록 EU 탈퇴에 투표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5세를 기준으로 EU 잔류와 탈퇴에 투표한 비율이 확연히 차이가 났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께까지 태어난 밀레니얼세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 브렉시트 결정으로 다시 한번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CNN머니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영국에서 82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싱크탱크인 영국 재정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영국인들의 전반적인 실질임금이 하락했지만, 이 가운데 실질임금이 가장 크게 떨어진 집단은 30세 이하 국민들이었다.

이에 영국의 밀레니얼세대는 뉴먼과 같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결과로 자신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엠마 케이티 피든은 트윗에서 "브렉시트로 일부는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누가 첫번째가 될지 궁금하다. 아마도 젊은이들이 되겠지"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이 유럽으로부터의 고립을 의미한다는 우려도 커졌다. 파인낸셜타임스(FT)에 달린 한 댓글에선 "이제 젊은 세대는 EU의 27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우리는 브렉시트로 잃게 될 수많은 기회와 우정, 결혼 등의 경험을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학생들은 EU 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교환학생 지원 프로그램에서도 배제될 전망이다. 소피 미첼은 "기성세대가 브렉시트에 투표하는 바람에 에라스무스(EU 내 교환학생 제도) 혜택을 잃어버린 젊은 세대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라고 말했다.

/사진=영국 의회 청원사이트(https://petition.parliament.uk/petitions/131215/)

이에 따라 영국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두번째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서는 영국 의회가 관련 사안을 의무적으로 토론해야 하는 선인 10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메간 던 영국대학생연합(NUS) 회장은 "브렉시트가 영국 학생들과 학생들의 미래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브레시트 이후 과정에서 학생들과 젊은층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던은 "우리는 이번 결정으로 젊은 세대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임을 안다"며 "기성세대가 관련 논의와 결정을 지배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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