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출) 결정 직후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 범위에서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도 위안화 환율 안정에 더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우 총재는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재고와 기업 대출 과다 및 부실채권 문제도 상황을 파악해 해결책을 도입하겠다고 피력했다.
26일 북경청년보와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 주최 ‘중앙은행 정책 포럼’에서 “인민은행의 화폐정책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는데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구조 전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 총재는 그러면서 위안화 환율을 더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환율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우 총재는 이번 포럼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초청으로 참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포럼에서 저우 총재와 일문일답을 교환하며, 인민은행의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위안화 환율 합리적 구간에서 안정시킬 것
저우 총재는 특히 브렉시트 같은 돌발 변수가 벌어진 상황에서 사람들이 위안화 환율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1.9위안 수준이었지만 이후 2.8위안까지 오른 사례와 1993년 5위안 수준이던 환율이 9위안을 돌파하고 11위안까지 치솟은 사례를 열거했다. 그러면서 저우 총재는 “1980~1990년대에 큰 폭으로 위안화가 절하되는 엄청난 파동을 경험한 사람 입장에서는 (현재 환율 파동은)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저우 총재는 이어 “하지만 국제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고, 새로운 변수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같은 일이 나온 상황에서 사람들은 환율 파동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우 총재는 그러나 위안화 환율은 반드시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 정책은 시장경제의 높아진 요구에 맞출 것”이라며 “환율에 더 융통성 있게 대처하고, 투자자와 투자 자본의 흐름도 더 자유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화 환전도 편리하게 바꾸고, 내국인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 모두에게 환율 리스크 관리 수단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의 대출 과다 및 부실대출, "해결 가능"
저우 총재는 중국 기업들의 대출 과다와 부실채권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많은 사람들이 중국 경제 전반에 부채가 너무 많다고 본다”며 “특히 과도한 기업 부채와 부실대출, 강시기업 퇴출 등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이냐”고 물었다.
저우 총재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공급측 개혁’을 위해 부동산 재고 문제에도 손을 대겠다는 입장으로 답변을 끌어갔다. 공급 측 개혁은 중국의 철강, 석탄, 석유화학 등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을 말한다. 현재 중국에는 지방정부마다 부동산 미분양 재고도 상당부분 쌓여 있어 경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우 총재는 “중국 경제 개혁의 관건은 과잉 생산과 지나친 기업 대출, 부동산 재고, 3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특히 인민은행은 이 문제들을 분명하게 파악한 후 금융 감독당국과 함께 대출 조정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출 과다 문제는 중국 전반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에만 해당하는 문제”라며 “중국 저축률이 높아 기업 대출 과다는 또 한편으로 합리적인 구간에 든다”고 밝혔다.
저우 총재는 “중국의 자본시장이 아직 발전하지 못해 은행 대출이나 기업 채권 등을 통해서만 기업 자금 조달이 이뤄진다”며 “지나친 레버리지 상승은 위험하므로 기업들의 레버리지 비율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우 총재는 부동산 재고 해소와 관련 “부동산 시장의 재고량이 지나치게 많다”며 “이 문제도 명확하게 파악한 후 대출 조정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재고 조정 방침은 기업들의 과다 대출 문제 해소와도 맞물려 있다. 그는 은행들이 일방적으로 대출을 줄이거나, 개인 투자자들이 무조건 국유기업 채권만 사는 풍토도 없애 기업들에 충분히 돈이 돌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등 그림자금융도 관리·감독 강화할 것
저우 총재는 중국의 제도권 금융 밖에서 이뤄지는 그림자 금융 문제에 대해 “인터넷 기업들이 지급결제 업무와 은행 서비스, 크라우딩 펀드 등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사람들은 이 과정에서 인터넷 기업에 (정부가) 많은 제약을 두는 것을 반대하지만 인터넷 기업이 그림자 금융 활동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저우 총재에게 “그렇다면 알리바바 같은 인터넷 기업의 (그림자 금융 활동)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저우 총재는 “알리바바가 하고 있는 그림자 금융은 사업 기한이 정해져 있고, 레버리지도 높아 일반 은행과는 다르다”며 “알리바바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의 그림자 금융 문제를 검토해 공평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저우 총재는 “중국은 인터넷 기업 발전을 장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터넷 기업이 금융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현행 법규를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