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협력' 움직이는 日, 美中 무역전쟁 변수되나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10.28 14:32

中 '우군 확보' 日 '경제 실익' 성과… "美에 방문의도 미리 설명" 日 내부 선긋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일 양국이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경제 2위 국가인 중국이 '앙숙'이던 3위국 일본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미국의 무역 공세로 인한 수세 국면에 숨통이 트일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놓고 있는 일본의 속성상 미중 간의 대결 양상을 바꿔 놓을 만큼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베 방중, 中 '우군 확보' 日 '경제 실익' 성과=28일 베이징 외교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2박3일 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각각 회담하고, 시 주석이 1번, 리 총리가 2번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아베 총리 대접에 공을 들였다. 양국 정상들은 그동안의 경쟁에서 협력의 시대로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선언했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8년 가까이 냉각됐던 양국 관계를 분쟁 이전으로 돌려놓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약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제3국 인프라 사업 공동 진출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협력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중국은 중일 관계 개선을 통해 고전 중인 미중 무역전쟁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공세 속에 양국 정상이 '자유무역 수호'라는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를 자유무역과 다자무역 질서를 흔드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있다.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일본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자유무역 수호'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선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도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 중국이 국가적 외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일부 국가의 부채를 급증시키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미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중국의 '신패권주의' 전략이라는 비판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일본이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이 될 수 있는 제3국 인프라 사업 공동 진출에 적극 나설 경우 부정적인 여론을 희석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일본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무역 공세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세계 경제 2,3위 국가간 접근은 미국 입장에서도 신경 쓰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일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日, 우선순위는 美…中日 관계 개선 영향력 한계=그럼에도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본이 북핵 문제 등 군사 안보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의 최우방국임을 자처하는 상황에서 미일 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큰 탓이다.

실제 일본 내부에서도 이번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이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 의도를 설명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의 방중으로 다른 나라들에 '일본이 중국에 급속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이에 대한 해명을 위해 미국을 찾았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해서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이견을 드러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만찬에서 굳은 표정으로 "미국 일(1)극 체제에는 반대다"고 말하며 미국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자, 아베 총리가 "미국과 중국이 더 대화를 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좋지 않다"며, 시 주석의 비판에 거리를 뒀다고 보도했다. 일대일로와 관련해서도 아베 총리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제3국 인프라 사업 공동 진출을 언급했지만, 명확하게 일대일로 참여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일대일로에 비판적인 미국의 눈치를 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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