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정책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글로벌 경제 둔화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금리인상에 신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보유자산 축소(긴축) 정책 종료 시점에 대해 조만간 발표할 것이란 시장 관측에도 힘을 실었다.
지난 8일 파월 의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경제정책연구소 강연에 나서 "억제된 물가압력, 미국의 강한 노동시장, 세계 경제성장 둔화의 복합적 배경에서 금리 정책을 당장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각적인 정책 반응을 요구하는 (경제)전망은 없다"며 "연준은 인내 및 관망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말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2.25~2.5%로 0.25%포인트 인상한 후 현재까지 금리를 유지 중이다. 연준은 당초 올해 금리인상 횟수 전망을 2회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1회로 충분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고, 미국의 부진한 2월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지난 8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은 2만명으로 2017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ECB는 지난 7일 올해의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내렸다. ECB는 특히 올 하반기 금리 인상 계획도 수정해 연말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로 입장이 선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파월 의장의 공식 발언을 앞두고 금리인상 여부만큼이나 관심을 끈 것은 미국의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의 종료 시점이다. 보유자산 축소란 정부가 가진 채권, 증권 등을 팔아 현금을 거둬들이는 양적긴축 정책이다.
연준은 그동안 시중에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보유자산 축소 정책을 써왔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자산규모는 약 4조달러 수준이다. 매월 500억달러 상당 자산을 회수해온 점에 미뤄볼 때 올 연말 연준 보유자산 규모는 3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의 지표를 보면 대차대조표는 4분기 어느 시점에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유자산 축소 중단 관련한 세부사항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말에도 "보유자산 축소 계획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말해 곧 축소 정책의 종료 시점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오는 19~20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관련한 발표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