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블랙리스트 계속됐다면 기생충 절대 못나왔을 것"

김수현 기자
2020.02.12 18:30

로이터 "학위 위조장면은 조 전 장관 스캔들 떠올리게 해"

9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제 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을 기록한 영화 '기생충'이 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양극화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계급화를 다룬 '기생충'이 나오게 된 한국의 사회적 배경을 분석하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계속됐더라면 '기생충'은 절대 만들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수상을 한국 민주주의 승리로 해석하는 칼럼을 실었다.

WP는 "2015년 박근혜 정부는 9000여명의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면서 "기생충이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이러한 사실은 예술을 제작하는 데 있어 자유가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준다"고 전했다.

WP는 "봉 감독은 감독으로서 다양한 권력구조에 도전하는 데 집요하게 매달렸다"면서 "2003년에 나온 그의 히트작 '살인의 추억'도 연쇄살인사건과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WP는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현 정부는 이 영화를 받아들였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기생충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하고 있음에도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결점을 굽히지 않고 바라보는 자유 사회는 대작을 창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기생충이 한국의 뿌리 깊은 사회적 분열을 반영한다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영화 속 등장인물이 부잣집 과외 교사가 되기 위해 학위를 위조하는 장면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조 전 장관의 스캔들'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분)의 아들 기우(최우식 분)는 부잣집의 고액 과외 일자리를 얻기 위해 대학 재학증명서를 위조한다. 로이터통신은 한 트위터 사용자의 평가를 인용해 "기생충이 이룬 성과는 대단하지만 아들의 위조 기술과 구직 계획에 감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건 씁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국 스캔들은 한국 젊은 층에 충격을 줬다. 한국 청년들은 자국 사회 시스템이 구조적 불평등으로 오염됐으며 엘리트 계층에 편향돼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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