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로 셧다운한 경제 활동을 재개하라는 시위 배후에 '반(反)백신·예방접종' 단체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보도에서 최근 캘리포니아와 뉴욕, 콜로라도, 텍사스 등 각지에서 열린 이동 규제 반대 시위 주도세력 가운데 '프리덤 앤젤스 재단(FAF)'이 있다고 짚었다.
프리덤 앤젤스 재단은 '개인의 자유'를 이유로 내세우며 예방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단체로 미국 내 가장 규모가 큰 '반 백신' 단체로 알려져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전국민 접종 추진 방침 등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NYT는 이들이 최근에는 전국민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자택격리, 경제 셧다운에 반대하는 시위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프리덤 앤젤스 재단 일원으로 1일 캘리포니아에서 경제재개 촉구 시위를 주도한 하이디 무노즈 글레이스너는 "내 기원과 기도는 모든 미국인이 정부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인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늘 '반 백신' 단체 혹은 '반 봉쇄' 단체라고 폄훼당했으나 우리는 '자유'를 이야기해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선 2010년대 들어 백신 접종이 건강에 해롭다는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늘면서 홍역 등 질병이 창궐했다. 기독교 근본주의적 사상이나 유사과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에 의한 음모론이 확산한 탓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가 전 세계를 통제하기 위해 백신과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대표적이다.
이에 지난해 뉴욕이 종교적 이유 등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할 수 없게 법으로 금지했으나 45개주는 여전히 개인 신념에 의한 접종 거부를 인정하고 있다. 이런 예외가 개인의 '자율 선택'을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미국 사회 분위기와 결합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정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의료당국의 전염병 통제 및 예방 정책이 힘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팔리 리마예 존스홉킨스대학 백신 전문가는 "경제활동 재개를 요구하는 이들과 '안티 백서'들의 화법이 거의 비슷하다"면서 "이들은 개인 스스로 알아서 관리하겠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주장은 과학이 옳은지 그른지, 자기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인지도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출신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리차드 팬은 "백신 반대주의자들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예방접종을 미루는 사람들은 공중보건 상에 치명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실제 미국에서 유아를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률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떨어졌고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더 떨어졌다.
리마예 백신 전문가는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은 대중이 백신을 믿고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만약 여기에서 실패하면 이 바이러스는 인구를 타고 계속 돌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