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32만여명을 넘은 최대 희생국 미국에서 18일(현지시간) 의미있는 행사가 이뤄졌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61)이 18일(현지시간) 미 제약업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받은 것.
펜스 부통령 백신 접종 장면은 TV로 생중계됐고 부인 캐런 여사와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국장도 펜스 부통령과 함께 백신을 접종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백신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이날 아침 여기 왔다"며 "보통 백신은 일반적으로 개발과 제작, 배포에 8~12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1년도 안돼 미국인들에 대한 수천만회 분량의 접종을 진행 중이며 실로 기적"이라고 자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접종 새치기 우려를 의식해 미루는 사이 먼저 백신 접종에 나섰고 다음주에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최대 희생국이다. 연일 감염자수 22만명, 사망자수 2000명 안팎을 새로 더하는 암울한 팬데믹의 겨울을 보내며 '백신'에 유일한 희망을 걸고 있다.
현재 미국 코로나19 백신의 양대 주자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이다. 화이자는 효능(efficacy), 안전성(safety) 모두 엄격히 들여다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접종을 시행중이다. 3상 임상시험 최종결과는 94.5% 예방율이다. 모더나는 이르면 18일(이하 현지시간)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3상 최종 예방율 94.1%를 보였다.
경미한 부작용은 인류가 개발해온 모든 새로운 백신에서 나타난 현상이며, 감염자수와 사망자수가 급증하는 팬데믹을 종결시키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향해 한발짝씩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데이브 촉시 뉴욕시보건국장은 16일(현지시간) "지금까지 뉴욕시에서 1600여명이 접종을 마쳤다. 주요한 부작용은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촉시 국장은 "2차 접종에서 피곤함, 미열 등 반응이 나타난 사례가 있으나 23~48시간 이내 모두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화이자 백신에서 나온 안면마비가 온 사례 3명도 모두 정상 회복됐다.
미국 정부는 연내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2500만회 투여분(도스), 모더나 백신을 2000만회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화이자 백신은 3주, 모더나 백신은 4주 간격으로 모두 2회 접종이 필요하므로 연내 2250만명 접종이 가능하다.
지난 14일 미국에선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시작됐다. 첫 접종자는 뉴욕 대형병원의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였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시작한 영국이 첫 접종자를 90세 여성으로 선택한 반면 미국은 팬데믹 일선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을 최초 접종자로 내세우며 백신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쯤 뉴욕시 퀸스에 위치한 대형병원 '주이시 메디컬 센터'의 중환자실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연구소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화상으로 첫 접종 장면을 지켜봤다. 투약을 마친 린지 간호사는 소감을 묻는 쿠오모 주지사의 질문에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 치유의 시간이 다가오는 기분"이라며 "나는 이게 우리 역사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종료되는 시작점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FDA는 지난 11일 저녁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290만회를 투여할 수 있는 물량은 이날 오전부터 16일까지 각 지역 병원들을 포함한 636곳에 배송됐다.
누가 언제부터 백신을 맞을 지 등 접종 우선순위는 각 주정부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전방 의료진과 장기요양시설 거주자를 우선으로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FDA에 따르면 한 번의 투약으로도 코로나19로부터 일부 면역력을 갖추게 되지만, 2회 접종을 마쳐야 효능이 95%까지 올라간다.
내년 1분기까지 1억 접종분을 받기로 한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합치면 미국은 내년 상반기(6월)까지 백신 3억 접종분을 확보하게 된다. 1인당 2회를 맞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인구(약 3억3000만명)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1억5000만명이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의 백신개발을 총괄하는 팀 '초고속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내년 3월 말까지 1억명이 면역력을 갖도록 하겠다며 미국이 내년 5∼6월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도 긴급사용승인을 앞두고 있다.
FDA 자문 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는 15일 "모더나 백신이 코로나 예방에 효과적이고 18세 이상 성인에게 투여하는 데 안전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는 검토 보고서를 냈다. 자문위는 17일 긴급사용 승인 권고안을 낼 예정이며, FDA의 18일 긴급사용 승인을 거쳐 21일부터 모더나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2개 백신 외에도 존슨앤존슨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이 대기중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는 공동 개발중인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중간시험 결과에서 평균 70% 예방율을 얻었는데, 용량별로 다른 예방율을 보인 것에 대해 아직 과학적인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존슨앤존슨 백신은 3상 임상시험 도중 부작용 보고로 인해 일단 3상을 중단한 상태이다.
통상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집단면역'은 인구의 60∼70%가 항체를 보유한 시점에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
미국과 동시에 캐나다도 14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일선 요양보호사 5명을 시작으로 캐나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막을 올렸다.
이들은 병원 동료들의 박수 속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을 맞았다. 최초 접종을 받은 한 의료진은 팬데믹 대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첫 접종자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분수령 같은 순간이다. 끔찍한 팬데믹 종식의 시작"이라며 "터널 끝의 빛이 매일 점점 밝아지고 있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지난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 캐나다 정부는 주문한 백신 2000만회 분량 중 24만9000회분을 이달 안에 양도받기로 했다.
백신 대량생산에 개발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신기술에 따른 경험 부족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기존 백신은 약화된 바이러스나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얻었지만,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를 이용한다.
mRNA를 사용한 백신을 대량으로 제조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전 세계로부터 몰려드는 엄청난 수요를 충족할만큼 생산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 중 초기 공급분이 예상에 못미친다는 화이자의 설명이 나오기도 했다.
각국의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나선 만큼 백신 제조 관련 용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일부 제약업체들은 백신을 배양하는 과정에서 생산이 끝날 때마다 교체해야 하는 의료용 플라스틱 가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송용 상자의 온도가 과도하게 떨어지는 사례도 보고됐다.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5도(화씨 영하 94도)라는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므로 백신의 수송·유통도 큰 숙제이다. 이 때문에 백신은 드라이아이스로 10일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보관 용기에 담겨 운송된다.
또 백신의 변질 가능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위치, 온도, 대기압, 빛 노출도, 움직임 등을 파악하는 첨단 센서를 이 컨테이너에 부착해 실시간으로 이를 추적·감시한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보관이어서 일반 냉동실 정도의 보관 온도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