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전쟁은 안돼! '전쟁설'까지 나온 미·중 갈등, 어디로 갈까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02.18 08:10

[MT리포트]우크라 전쟁 1년이 남긴 것 : G2 신냉전 시대… "중국, 구소련과 달라"

[편집자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곧 1년이다. 믿기 어려운 침략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를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몰아넣었고, 서방국과 중국·러시아의 대립 등 신냉전 체제의 가속을 불렀다. 언제 또 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는 공포는 전 세계 군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꿔 놓은 국제정세와 전망, 기업들과 한국이 직면한 과제를 짚어본다.
(머틀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5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 바다에서 미국 해군 폭발물 처리반 소속 병사들이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으로부터 날아든 풍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려 있던 미·중 갈등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미국이 풍선을 '군사적 목적'의 장비로 규정하면서 칼 같은 말들이 오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중 시작된 무역 전쟁이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갈등으로 확산하고, 다시 정찰 풍선에 이르러 갈등의 진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급기야 미국 군 수뇌부에서는 두 나라 사이 2025년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미·중 갈등의 끝은 어디일까.

"2025년 미·중 전쟁"…서둘러 진화

한낱 풍선 기구가 국경을 넘고 격추되면서 양국 강경론자들을 자극했다. 두 나라 군부가 맞서는 와중에 대만에 관한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국지전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이달 5일 인도·태평양사령부 참모장 출신 마이클 미니한 미 공군기동사령부 사령관이 "미국과 중국이 2025년 전쟁을 할 것"이라는 메모를 부하들에게 전달한 게 세상에 알려졌다. 백악관과 국방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뒤였다.

중국에 대한 적대감은 바이든 대통령이 풍선 격추 이후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조국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리면서 점증되는 양상이다.

미국이 풍선의 위협이 미미한데도 국내 정치를 위해 이를 더 크게 부각해 대외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이미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인 다니엘 크리텐브링크가 지난주 중국 특사와 워싱턴에서 만나 외교적 대화 재개 입장을 전달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오히려 수세에 몰렸던 중국은 미국이 지난해부터 최소 10번 이상 고고도 기구를 날렸다고 주장한다. 티베트와 신장의 중국 영공에 미국의 기구들이 수없이 날아다녔지만 격추와 같은 과격한 대응은 자제해왔다는 것이다.

(로이터=뉴스1) 정윤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대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래 시 주석과 5차례 전화통화나 화상회담을 했지만 정상으로서 직접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말 폭탄 오가는 중에도 교역액 사상 최대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민간 기업 사이에서 교류는 더 늘었다. '전쟁 위험'을 누그러뜨리는 포인트다.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는 최근 배터리 파트너인 한국 SK온이 수율 문제로 공급시기를 맞추지 못하자 그 대안으로 중국 CATL을 내세웠다. 엄연히 IRA(인플레이션 방지법)로 중국 기업의 미국 전기차 관련 수출이 불가능한데도 기술 수출과 로열티 제공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규제를 빠져나간 것이다.

이 샛길을 미국 정부가 알면서도 방조한 배경에는 자국에 이익이 되기만 한다면 경제 협력을 위해 정치적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실리주의가 깔려있다.

지난해 두 나라 교역액은 6807억달러(약 884조68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미국발 반도체 규제와 중국발 태양광 규제 같은 구호 속에 경제를 매개로 한 두 나라 사이 끈은 더 튼튼해졌다.

스티브 플린 노스이스턴대학 정치학 교수는 "미국과 구소련 간 지정학적 투쟁과 달리 미국과 중국 관계는 '상호 의존성' 때문에 복잡하다"며 "특이한 건 경제적 유대의 깊이가 깊다는 것으로 90년대부터 명백해졌다"고 진단했다.

갈등 관리에 있어 중국은 미국보다 적극적이다. 대외적으로 미국과 경쟁 관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중국몽'을 꿈꾸면서도 깊은 속에서는 때가 될 때까지 힘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도광양회'를 품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적어도 미국만큼은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

둥춘링 국가안전관연구센터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경쟁'을 가장해 중·미 관계에 부정적 유산을 만들어냈다"며 "중국은 번영을 위해 다른 나라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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