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시진핑' 시대, 답 안보이는 美와 갈등…'틈'이 있다면

김희정 기자
2023.03.02 18:14

[MT리포트-習황제 시대]④ 시 주석이 풀어야 할 국외 문제, 미국

[편집자주]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당대회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관식이었다면 이번 양회는 사람과 조직을 장악하는 이벤트다. '시진핑 1인 체제' 구축에 성공했지만 그의 앞에 놓인 경제 사회 국제관계는 결코 녹록하지 않은 상황. 시진핑의 사람들, 그들 앞에 놓인 숙제를 짚어본다.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3일 출격한 U-2 고고도 정찰기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흰색의 둥근 풍선 밑으로 태양열 패널과 안테나가 부착된 비행체의 모습이 보인다. (미 국방부 제공)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회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원톱' 체제가 공고해지겠지만 미국과의 정치적 대치 국면은 그만큼 장기화될 전망이다. 수면으로 올라온 대만과의 갈등에 더해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간 경각심이 높아진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신냉전 구도가 굳혀지면서다.

미국 외교정책 싱크탱크 '퍼시픽포럼'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등이 도울 새도 없이 대만이 속수무책 함락되거나, 전면전을 벌이고도 병합을 막지 못하는 중국의 대만 강제병합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어느 쪽이든 중국은 대만이 보유한 미국제 첨단무기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손에 넣게 된다. 또 폭격기와 미사일 부대 등을 대만에 주둔시켜 일본과 괌 주둔 미군을 겨냥할 수 있고, 남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주요 항로를 차단해 동남아권에서의 군사적 우세를 더 확고히 할 수도 있다.

저자 중 한 명인 미국 싱크탱크 '프로젝트 2049 연구소'의 이언 이스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만이 함락될 경우 일본과 한국, 호주 등이 핵무장을 고려하는 등 핵무기 군비경쟁이 시작되고 통제불능으로 치닫기 쉽다. 제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고까지 했다.

퍼시픽포럼의 이 같은 보고서는 미군이 개발한 신형 장거리대함미사일(LRASM)은 현재 250발 수준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는 데 필요한 1000∼1200발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미 국방부의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된 가운데 발간돼 이목을 끌었다.

이달 초에는 미국이 몬태나주의 군사시설 주위를 맴돌던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 자국 상품 구매를 금지하는 중국 기업의 블랙리스트를 늘리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정찰풍선에 대해 알지 못했을 수 있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으나 양국 간 긴장감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6월초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 /AFPBBNews=뉴스1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두고 중국이 러시아와 밀월관계를 굳히면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중국이 100대의 드론을 러시아에 보내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도 잇따른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구매해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급격히 확대된 미·중 갈등 국면은 우크라이나 전쟁, 양안 갈등 문제 등이 이어지며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인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민간 기업 간의 교류는 늘고 있다. 경제 교류는 정치 갈등의 완충재 역할을 한다.

지난해 두 나라의 교역액은 6807억달러(약 884조68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미국 기업들은 코로나 규제가 풀린 중국 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포드가 최근 배터리 파트너인 한국 SK온 외에 중국 CATL을 대안으로 내세운 일은 짚어볼 사례다. IRA(인플레이션 방지법)로 중국 기업의 미국 전기차 관련 수출이 불가능하지만, 기술 수출과 로열티 제공이라는 우회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갔다. 미국 정부가 이를 방조한 배경에는 자국에 이익이 될 때는 정치적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실리주의가 깔려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라는 정치 영향으로 생산지 분산 등 탈중국을 꾀하는 기업도 늘고 있어 미국과 갈등 수준 관리도 시 주석에게 큰 숙제로 남는다.

둥춘링 국가안전관연구센터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직전 미국 정부)는 '경쟁'을 가장해 중·미 관계에 부정적 유산을 만들어냈다"며 "중국은 번영을 위해 다른 나라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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