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 트럼프 당선인이 "합리적인 규제와 가이드라인"으로 미국을 가상자산(암호화폐)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를 극찬하며 그가 백악관 정책 의제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에릭 트럼프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가진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암호화폐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밝히며 "아버지(트럼프 당선인)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미국을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트럼프는 "나는 미국이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가 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이고, 우리 가족 모두가 전적으로 이를 수용한다"며 "현대 은행 시스템은 구식으로, 암호화폐가 이를 따라잡고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디파이(DiFi·탈중앙화 금융)를 믿고, 이것이 미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앞장서지 않으면 많은 것이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파이는 암호화폐로 전통적인 금융 상품을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시스템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폐지를 예고했고, 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WLFI 홈페이지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세 아들이 나란히 팀원으로 소개돼 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WLFI의 최고 암호화폐 옹호자(Chief Crypto Advocate)을 맡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트럼프 당선인이 암호화폐 규제나 규제 완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명확한 로드맵을 갖고 있다"며 '합리적인' 수준의 규제와 가이드라인 마련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암호화폐 업계 사람들은 아무도 업계를 규제하는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어느 정도) 규제는 괜찮지만,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명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전 세계가 이를 따랐으면 한다"며 "이것이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나는 우리(미국)가 진정으로 세계의 암호화폐 강국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CNBC는 에릭 트럼프의 이번 인터뷰가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사상 첫 10만달러(약 1억4274만원)를 돌파한 이후에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은 새로운 미국 행정부(트럼프 2기)가 금융시장에서 암호화폐 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확신을 점점 더 갖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친'암호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으로 지명했다는 소식에 사상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78% 하락한 9만6590.01달러(코인마켓캡 기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최측근으로 등극한 머스크 CEO를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머스크 CEO를 "현대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백악관의 정책 의제를 설정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 CEO는 2024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최소 2억5900만달러를 쓴 '최대 정치 기부자'로, 제약업체 로이반트 사이언스의 비벡 라마스와이 설립자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의장으로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