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뒤바뀐 운명: 성장하는 남부, 정체된 북부 [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5.02.02 06:00
[편집자주] 요즘은 유럽 남부가 뜨겁습니다. 오랫동안 유럽 경제를 이끌어왔던 독일 경제는 계속 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에서 '병자' 취급 받던 나라들이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가 2010년 그리스 재정위기를 필두로 유로존 경제위기로 이어졌고, 특히 남부 유럽 국가들이 한국의 이른바 'IMF 위기' 같은 경제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리스는 EU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고 그 댓가로 구조개혁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저변효과' 때문인지 현재 유럽 남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의 역량을 갖추게 되었는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예컨대, 그리스는 아직 관광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전체 GDP에 20% 정도입니다. 그리고, 스페인은 전기가격이 낮아져 전기를 많이 먹는 기업들이 대거 들어왔다고 하는데, 이것이 고용으로 어느 정도 연결될지도 의문입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은 고용 창출을 적게 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유럽 남부의 경제성장을 심층 보도한 파이낸셜타임스(FT) 1월 14일자 기사를 봐도 아직까지는 탄탄하게 지속적 성장을 할 구조를 갖췄다는 느낌을 못 받게 됩니다. 한때 '피그스'(PIIGS)라며 '돼지(pigs)'를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북유럽 이웃들에게 놀림을 받아왔던 유럽 남부 국가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계속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그리스의 산토리니. /사진=로이터/뉴스1

10년 넘는 혼란을 견뎌낸 그리스 호텔 경영자 이아니스 렛소스는 이제 어떤 어려움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믿는다. 아테네 기반의 럭셔리 호텔 그룹 '엘렉트라 호텔 & 리조트'의 최고경영자인 그는 "나는 위기를 다루기에 최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렛소스는 자신을 '잃어버린 세대'에 속한 그리스 기업인으로 본다. 유로존 채무위기(2010~2015년) 이후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으며 야망이 좌절된 이들이다. "방어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며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난 후, 렛소스와 동료들은 전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갑작스럽게 지역 경제가 예상치 못한 호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는 한때 극심한 부채 위기로 유로존 붕괴 위기까지 불러왔던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마찬가지다. 약 15년이 지난 지금, 과거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라는 오명을 썼던 이들 국가의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제 위기에서 가장 먼저 벗어났던 아일랜드에 이어, 최근 유럽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 된 것은 과거 경제난을 겪었던 이들 국가다. 과거 부진했던 '주변부' 국가들이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그리고 '중심부'인 독일 등 기존의 경제강국들을 제치고 주목받고 있다.

팬데믹 이전 15년간 독일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5%였던 반면, 남유럽 4개국(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은 평균 0.3% 성장에 그쳤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이들 국가의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상승하며, 팬데믹 초기에 비해 경제 규모가 평균 6% 가까이 확대됐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은 지난 4년 동안 경제 활동이 전혀 증가하지 않았으며, 독일 분데스방크(중앙은행)는 이 정체가 2025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스페인과 그리스가 2.3%, 포르투갈이 1.9%, 이탈리아가 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거시경제를 전망하는 컨설팅회사 '글로벌데이터 TS 롬바드'의 이코노미스트 다비데 오네글리아는 이러한 남유럽의 긍정적인 흐름이 "현재 비관적인 유로존 전망 속에서 몇 안 되는 희망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덜 노출된 지중해 국가들은 금리 인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여전히 대규모 EU 기금 지원의 혜택도 받고 있다. 오네글리아는 이러한 요인이 남유럽의 강한 성장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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