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관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관세 정책을 강력히 옹호했다. 관세 부과로 인해 잠깐의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다음 달 2일로 예고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도 그대로 밀어붙이겠단 방침이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조절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CNBC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가진 의회 연설의 상당 부분을 관세를 포함해 자신의 무역 정책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관세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라면서 "이미 그렇게 되고 있고 아마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약간의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괜찮다"면서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지난달 4일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4일부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중국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캐나다 등이 즉시 보복에 나섰고 멕시코도 보복을 준비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 지표에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고, 뉴욕증시는 트럼프 취임 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가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 제조업 투자를 이끌고 협상에서 강력한 지렛대로 쓰인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트럼프 행정부에선 관세를 물게 될 것이고, 상당히 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강행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지구상에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 착취당했고 더는 그런 일이 생기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연합(EU), 중국, 브라질, 인도, 캐나다, 멕시코, 한국 등을 미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나라로 콕 집어 언급했다. 이어 4월2일부터 상호관세 부과가 시작될 것이라며, 4월1일부터 시작하고 싶지만 만우절이라 하루 미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관세를 매길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세금을 매기면 우리도 세금을 매기고, 그들이 우리를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해 비관세 장벽을 사용한다면 우리도 그들을 우리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해 비관세 장벽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해 공화당 의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설에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캐나다와 멕시코와 협상을 통한 관세 경감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어떤 신호도 주지 않았다. 대신 그는 "멕시코와 캐나다는 지금까지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미국으로 쏟아지는 펜타닐과 불법 약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트루스소셜에선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주지사에게 설명 좀 해달라"며 "그가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우리의 상호관세는 즉각 같은 수준만큼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대통령은 그들(캐나다·멕시코)과 어떤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예 같은 건 없을 것이고, 아마도 '당신들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하면 나도 어느 정도 타협할 것'이라는 방식으로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내일 발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캐나다 관리들이 관세 인하나 면제를 협상 중이며, 이르면 5일 타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양국 관리들이 계속 접촉 중이며 5일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관련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