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공습 전 귀띔…이란, '텅 빈' 미군기지에 체면치레 공격

윤세미 기자
2025.06.24 12:02

2025년 6월 5일(왼쪽)과 6월 19일(오른쪽)에 촬영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의 위성사진. 주기됐던 군용기 대부분이 사라진 상태다./AFPBBNews=뉴스1

이란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에 있는 미 공군 기지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지만 피해는 미미했다. 미국은 일찌감치 이 기지를 비워놨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이 확전을 피하려는 의도로 공격을 신중히 계산했을 가능성이 크다.

AFP에 따르면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19일 공개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 기지의 위성 사진을 보면 군용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달 5일만 해도 이곳 기지에는 허큘리스 C-130 같은 수송기와 정찰기를 포함해 약 40대의 군용기가 주기돼 있었다.

19일은 미국이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타격하기 이틀 전이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염두에 두고 이란의 보복을 예상해 군용기를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위성 사진이 공개된 지 이틀 뒤인 21일 미국은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벙커벙스터 12발로 전격 타격했다. 이란은 즉각 미국에 보복을 선언했고, 이틀 뒤인 23일 미군이 비워놓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날렸다.

이를 종합적으로 볼 때 이란 역시 이곳 기지가 사전에 비워졌음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체면치레용으로 이곳 미군 기지를 공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알우데이드 미 공군 기지를 선택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이 기지가 중동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선전 효과를 가질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이란과 우호적인 카타르에 있는 만큼 공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이란 정부 고위 소식통들은 이란 지도부가 제한적인 공격과 사전 경고를 통해 미국이 추가 대응을 자제하길 바랐다고 귀띔했다. 특히 보복 시 미국인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복의 악순환에 갇힐 가능성을 고려해 미국인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격 계획을 신중한게 고안했다고 한다.

이란의 계획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발사한 14발의 미사일 중 13발은 격추됐고 미국인 사상자도 없었기 때문.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란에 공격을 사전 통보한 데 감사를 표하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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