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세계최대·가장 유명한 피자브랜드, 시대변화에 직격

세계적인 피자 체인 피자헛이 27억달러(약 4조원)에 팔린다. 세계 1위 피자 브랜드 자리를 지켜 왔으나 배달 중심 도미노피자에 밀린 데다 최근 미국인들의 소비·식습관이 바뀌면서 설 자리가 줄었다.
외신을 종합하면 피자헛을 운영하는 얌브랜드는 16일(현지시간) 피자헛을 사모펀드 회사 롱레인지 캐피털에, 피자헛 중국 사업을 중국 기업 얌차이나홀딩스에 각각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각각 15억달러, 12억달러다.

피자헛은 1958년 프랭크·댄 카니 형제가 어머니에게 600달러(약 91만원)를 빌려 캔자스주에 첫 매장을 열면서 시작됐다. 네모 모양의 작은 매장이어서 헛(hut·오두막)이란 이름이 붙었다.
처음엔 공간이 작아 포장 주문 위주였는데 1970년대 급격히 체인을 늘리면서 패밀리레스토랑처럼 매장 내 식사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었다. 1977년 펩시콜라 등을 운영하는 음료회사 펩시코에 인수됐다. 펩시코는 KFC와 타코벨을 포함한 레스토랑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1997년 피자헛을 포함한 외식 사업 부문을 얌브랜드로 분사시켰다.
피자헛은 1990년대 매장을 전국적으로 늘리면서 피자를 먹으며 미식축구 경기를 보고 친구들과 파티를 하는 공간, 회사 점심 회식 장소 등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샐러드바를 곁들인 매장 식사 형태로 2000년대 중반 붐을 이뤘다.
피자헛은 1970년대 초부터 세계 최대 피자 체인 자리를 지켰지만 2017년 도미노피자에 그 자리를 내주며 1차 위기를 맞았다. 도미노의 배달 위주의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먹힌 것이다. 이후 뒤늦게 배달과 포장에 집중하는 형태로 전환했으나 뒤처진 행보로 이미 시장점유율을 뺏긴 상태였다. 도어대시 같은 배달 플랫폼의 등장도 피자헛의 위기를 불러왔다.
최근에는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재정 압박, 비만치료제 등장으로 피자헛의 위기가 가중됐다. 로이터통신과 NBC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등장하는 등 소비자들이 좀더 건강한 식습관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10개 식품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유일한 품목은 피자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피자 시장 점유율은 점차 도미노피자가 가져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피자헛의 미국 매출은 약 2년간 감소 곡선을 그렸다. 앞서 얌브랜드는 연내 실적이 부진한 미국 내 매장 약 250곳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128억달러(약 19조원), 매장 수는 108개 국가 약 2만개로 집계됐다.
얌브랜드는 더이상 피자헛을 운영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터너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취임한 이후 브랜드 매각을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얌은 앞으로 KFC와 타코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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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브랜드가 피자헛 매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2.2% 오르는 등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NBC는 "투자자들은 수년간 피자헛을 얌브랜드 주가의 걸림돌로 여겨왔다"며 "전문가들 말을 빌리면 경영진도 더이상 상황을 반전시킬 여력이 없다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피자헛의 새 주인과 관련한 보도도 이어졌다. NBC는 사모펀드 회사 롱레인지 캐피털이 유골함 등 장례용품 제작업체, 피트니스센터 체인점 등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이루게 됐다"고 했다.
중국 사업 매각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미국 기업들이 현지 사업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앞서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 지분 60%를 현지 사모펀드 회사에 매각했고 미국 식품기업 제너럴밀스는 중국 하겐다즈 매장을 현지 차 체인 운영사 닝지 등에 팔았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얌차이나는 2028년까지 피자헛 매장을 6000개 이상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피자헛의 매출 약 20%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