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 인도 경제 죽었다는 트럼프에…모디 "국산 사자"

김희정 기자
2025.08.04 14:25

파키스탄보다 높은 상호관세율 '날벼락'…
트럼프, 러시아산 원유 수입 대놓고 비난
모디, 원유 수입 중단 않고 '애국 소비' 촉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월13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향해 "죽은 경제"라 비난하며 25%의 상호관세를 통보했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눈치를 보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대신 "인도의 땀으로 만든 것을 사자"며 자국산 소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자국 원유 정제업체들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있다. 지난주 원유 정제업체들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중단될 경우 대체 공급처 계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긴 했으나, 이는 시나리오에 따른 대비책에 불과하다고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는 중동산 대신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여 현재 전체 수입량의 3분의 1은 러시아산 원유가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 러시아산 원유를 거의 구매하지 않았던 인도는 이로써 러시아 원유의 최대 구매자가 됐다. 익명의 소식통은 어떤 원유를 살지는 기업이 결정할 '상업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핵심적인 우방인 점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이 15%로 확정된 데 비하면 10%포인트나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인도와 러시아가 함께 자기들의 '죽은 경제'를 망가뜨리건 말건 알 바가 아니다"라며 인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데 불만을 표했다. 러시아와의 밀월관계가 계속될 경우 추가 페널티를 물게 하겠다고도 위협했다.

5월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부 신드 주에서 반인도 시위대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형상의 허수하비를 불태우고 있다./AFPBBNews=뉴스1

반면 인도와 분쟁해온 파키스탄의 상호관세율은 지난 4월 발표했던 29%에서 19%로 인하됐다. 파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의 분쟁을 중재했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가 5월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시 중재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은 게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10월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연말 인도 방문이 예정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석유공사는 지난주 아랍에미리트와 미국으로부터 각각 200만배럴과 500만배럴의 원유를 사들였다.

모디 총리는 미국의 관세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2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국산 제품 구매를 촉구했다. 모디 총리는 "세계 경제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불안정한 분위기가 있다"며 "이제 우리가 무엇을 사든 저울은 하나뿐이어야 한다. 인도의 땀으로 만든 것들을 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농민의 이익, 소규모 산업, 젊은이들의 고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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