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부터 인간관계까지, 2030 남성들의 '위기' [PADO]

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2025.08.23 06:00
[편집자주] '사회적 자본' 개념을 유행시키고 '나 홀로 볼링'이라는 책으로 미국의 공동체 붕괴를 경고한 것으로 유명한 하버드대의 로버트 퍼트넘이 새로운 논점을 들고 왔습니다. 그는 최근 '소년과 남성에 대하여'라는 책을 쓴 리처드 리브스와 함께 미국 사회에 '소년 위기'가 심각하다는 내용의 상당히 긴 에세이를 8월 15일 뉴욕타임스에 실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우리 아들은 방에 처박혀 식구들과 대화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해요"라는 이야기가 사방에서 들리고 있는데, 미국도 상황이 비슷한가 봅니다. 문제는 이러한 '소년 위기'가 '아무것도 안 한다'에만 그치면 그래도 덜 위험하지만, 사회적 범죄로 이어지거나 전체주의나 군국주의 열병으로 이어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입니다. 이 에세이에서도 지적하지만 소년이나 젊은 남성들이 현재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되어 "매우" 외로운 상태에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외로움은 영혼을 파괴합니다. 옛 철인들은 '오직 인간 위에 있는 신, 그리고 인간 아래 있는 짐승만이 혼자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양성평등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예상 못한 그림자를 드리운 것 역시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보이스카웃 같은 학과외의 활동입니다. 미국은 양성평등을 이유로 보이스카웃을 소녀들까지 단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코에드'(coed: 원래는 '남녀공학'이라는 뜻)인 '스카우팅 아메리카'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보이스카웃의 자매단체인 걸스카웃은 소녀들만 받는 단체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소녀들이 소년들보다 더 많이 스카웃 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YMCA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단체의 M은 남성(Men)인데 이를 사람(Men)으로 재해석하면서 YMCA도 남녀 모두 받아들이는 '코에드' 단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단체의 자매단체인 YWCA(W는 Women의 첫글자)는 지금도 여성 전용 단체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YMCA, YWCA 모두 합치면 이 기독청년 운동의 직원, 임원 대부분이 여성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청소년 단체가 양성평등을 명분으로 여성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서 남자 청소년들에게 자신들만의 공간은 스포츠 클럽밖에 안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신체적 차이가 있으니 스포츠에서는 남녀가 함께 어울리기 어렵겠죠. 그런데, 여기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들에게 형(빅브라더)처럼 함께 어울리면서 스포츠를 가르쳐줄 성인 남성들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남자들만 있는 단체에서 불미스러운 폭력(성폭력도 포함됩니다) 스캔들이 종종 발생하자 이런 단체에 자발적으로 가입해 봉사하겠다는 선의(善意) 조차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성인 남성들이 기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자본'을 강조하는 퍼트넘과 리브스는 성인 남성들이 용기를 내 어린 남자 아이들에게 멋진 남자가 어떤 모습인지 함께 어울리면서 롤모델이 되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따를 선배들을 원하고, 또 성인 남자들은 뭔가 세상에 봉사를 하면서 삶의 이미를 찾고 싶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이 어린 남자와 성인 남자들이 함께 스포츠를 하고 캠핑을 하면서 다시 '사회적 자본'을 쌓으며 공동체를 회복해나간다면 현재의 '소년 위기'는 사라질 것이며, 범죄와 폭력적 정치의 위험성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필자들의 주장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마을 전체의 일이다'라는 표현이 와닿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에세이가 실린 곳은 미국 진보파의 매체인 뉴욕타임스이고, 리브스의 새 책 '소년과 남성에 대하여'를 출간한 곳은 미국 진보파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라는 점입니다. 미국 진보주의자들이 대선 참패에 대해 '복기'를 하고 있는 듯하며, 이 에세이도 그런 복기 내지 반성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Derek Brahney/The New York Times

20세기 초반, 미국은 이른바 "소년 문제"를 안고 있었다. 거리를 배회하며 말썽을 부리는 소년들, 학교를 무단결석하는 소년들, 범죄에 휘말리는 소년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 변화, 이민, 그리고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충격과 더불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정책결정자들이 대응에 나섰다. 이를테면 보편적 공립교육이 그 한 예였다. 그러나 진정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시민사회의 대응이었다.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주요 청소년 지원 단체들이 속속 창립되었다. 빅브라더스(1904), 연합소년클럽(1906), 보이스카우트(1910), 걸스카우트(1912), 4-H(1912) 등이 그것이다.

오늘날에도 많은 소년들과 남성들은 어려움 속에 있다. 다시금 기술 변화, 이민, 그리고 커져가는 불평등으로 뒤흔들리는 미국에서 그렇다.

2010년 이래로 젊은 남성들의 자살률은 30%나 증가했으며, 이제는 중년 남성보다도 높다. 대학 학위 취득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1%로 떨어졌는데, 이는 1970년 여성의 비율보다 낮은 수치이다.

20~24세 남성 열 명 중 한 명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학교에도 다니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1990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이러한 위기는 미국의 진보시대 수준의 대응을 요구한다. 정부 정책 차원을 넘어, 시민사회의 제도적 기여가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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