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종식' 동력 업고 與 사법개혁 드라이브…"조희대 사퇴" 십자포화

우경희 기자
2025.09.15 11:43

[the300]

(서울=뉴스1) 김영운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5.9.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영운 기자

여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사퇴'를 요구하며 십자포화를 쏟아붓는다. '내란 종식'을 위한 정치적 동력이 살아있을 때 사법 개혁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직접 조 대법원장을 공격하기 조심스러운 대통령실 입장을 감안해 국회에서 화력을 집중한다. 삼권분립 원칙 아래 입법부의 대법원장 끌어내리기가 불러올 수 있는 역풍은 변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 재판부 설치는 입법사항인데, 입법사항이 위법이냐"며 "조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에서 신뢰를 잃었고, 대법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편향적이라는 법원 내부 평가가 있다"고 했다.

정 대표 뿐 아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12.3 내란엔 꿀먹은 입으로 침묵하고 대통령 후보 바꾸기를 획책하더니 내란 심판엔 '재판 독립'을 운운하는 조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영교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과 지귀연 판사 등을 정리해야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해 온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당장 정 대표가 지난 13일 본인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선 때 대선 후보도 바꿀 수 있다는 오만이 재판독립이냐"고 지적했다. 지난 6.3 대선을 앞둔 5월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 파기 환송한 일을 지적한 거다.

그러자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4일 역시 SNS에 "조 대법원장은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하며 본격적으로 사안에 불을 붙였다.

대통령실은 일단 중립적인 입장이다. 추 위원장의 요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또 그 부분에 대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그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엔 공감한다"고 했다. 톤은 극도로 조심스럽지만 말리진 않겠다는 거다.

여권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 등에 대한 조치가 예상보다 늦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침대축구를 통해 불러온 자업자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대통령실의 신중한 발언 수위 조절에서 보듯 삼권분립이 엄연한 상황에서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을 '찍어내는' 작업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갑작스레 강한 톤으로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추미애 위원장에 대해 '야권에 공격의 빌미만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당에선 내란 종식의 개혁 동력이 살아있을 때 어려운 작업들을 해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부 지지율 하락 우려가 있더라도 조 대법원장 문제를 일단락하고 가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야당과의 갈등국면은 보다 첨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여당은 내란특별재판부를 밀어붙이면서,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재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여당은 조 대법원장을 사퇴시키며 (이 대통령의) 유죄 판결을 뒤집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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