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는 고치고 싶었던 담화…"식민지배 반성" 무라야마 전 총리 별세

김하늬 기자
2025.10.17 14:55

무라야마 도미이치 17일 101세 일기로 사망…패전 50년인 1995년 8월15일 '무라야마 담화'

무라야마 전 총리가 10년 전인 2015년 10월2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5 세계평화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를 사과한 일명 '무라야마' 담화로 잘 알려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NHK와 니혼게이자이(닛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1924년 오이타현의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무라야마는 1994년 6월부터 1년6개월간 일본 총리로 재직했다. 일본 사회당 소속으로 시의원, 현의원, 중의원을 지냈고, 자유민주당(자민당) 등과 연립을 통해 총리 자리에 올랐다.

일본의 50주년 종전 기념일인 1995년 8월15일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과 발언을 한 '무라야마 담화'로 아시아 주요 국가에 이름을 알렸다. 현직 일본 총리로서 식민 지배에 대해 '침략'이라는 표현을 쓰며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사죄한 것으로, 이후 일본 정부는 대체로 이 담화를 계승해왔으나 아베 신조 총리 이후 일본 정부는 우경화 길을 걷고 있다. 차기 총리 가능성이 큰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는 지난 2004년 무라야마 담화의 수정을 주장한 인물이다.

1995년 담화에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멀지 않은 과거의 한때, 국책을 그르치고, 전쟁의 길을 걸어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리고,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 대해 많은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며 "다시 한번 통절한 반성의 뜻을 나타낸다.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인 1995년 1월 발생한 한신 대지진 당시에는 위기 관리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1996년 1월, 총리직 사퇴를 선언했고 당으로 돌아와 당명을 사민당으로 변경하는 등 당의 재건에 힘썼다. 1999년에는 초당파 방문단 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한 기록도 있다.

또 무라야마 전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친필 서명의 사죄 편지를 보낸 최초의 일본 총리이기도 하다. 그는 2000년 6월 정계를 은퇴한 뒤에도 위안부 문제 등에 힘쓰며 아시아여성기금 이사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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