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14명→26명 증원"…'4심제' 논란은 일단 피해간 與

우경희, 이태성, 오문영 기자
2025.10.21 05:13

[the30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0.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사법개혁안을 내놓은 더불어민주당이 '4심제' 논란을 불러온 재판소원 도입 방안은 제외했다. 개혁에 대한 반발 여론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러나 추후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당론으로 재판소원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20일 △대법관 증원(14명→26명)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 도입 △하급심(1·2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사법개혁안을 공개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재판소원에 대해 "법안을 내놓고 공론화하는 과정을 밟을 예정"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면서 당론화까지 가겠다는게 당 지도부 의견"이라고 말했다.

재판소원은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추가로 다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도입된다면 사실상 4심제가 된다. 헌재가 최종 판결권을 갖는다면 대법원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강한 압박 카드다.

여당의 사법개혁 코드와도 일치한다. 그럼에도 지도부 판단은 일단 속조조절이다. 조 대법원장 등 사법부 압박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 내에서도 무리한 개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정적 여론을 더 자극할 경우 개혁 추진에 부담이 커진다.

사법개혁안 최초안에 포함됐던 것도 아니다. 백혜련 사개특위 위원장은 "특위는 5개 개혁과제를 다루기 위해 출범했고 헌법소원 문제도 다뤄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나중에 이뤄졌다"며 "뒤늦게 안건으로 제기되며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법관추진위원회 개편에 따라 자칫 편향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위는 법관대표회의·지방변호사회 추천 위원 2명을 추가해 현재 10명인 추천위원을 1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추가되는 두 명 중 한 명은 반드시 여성이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보수색을 띄는 법원이지만 법관대표회의는 대법원 행정권 견제 조직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조직이다. 최근 개혁 성향 판사들의 영향력이 더 확대됐다는 평이 나온다. 추천위원 재편을 통해 대법원장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한편 사법부 내에 정치권력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청래 대표 등 여당은 재판소원을 제외한 사법개혁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사법부는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기국회 내 관련 법 처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사법개혁안 발표와 동시에 이를 '개악'으로 규정했다. 장동혁 국민의 힘 대표는 "(사법개혁으로)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대법원이 될 것"이라며 "개혁이 아닌 권력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사법장악 로드맵에 맞서 온 몸을 던져 싸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 임기 중 임명될 22명의 대법관이 권력의 지시에 따라 재판할 것이며 후보추천위원회 다양화 역시 국민 참여를 명분으로 정권 맞춤형 대법관을 세우는 빌미가 될 것이라고 야당은 비판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사법개혁안은 분풀이용이자 사법장악을 노린 개악"이라며 "베네수엘라에선 차베스 정권이 대법관을 20명에서 32명으로 늘려 사법부를 장악한 뒤 결국 민주주의가 무너진 반면 미국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대법관 증원 시도를 여당이 스스로 막으며 헌정을 지켜냈다. 민주당은 그 차이를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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