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회담 무산… 휴전 멀어지나

정혜인 기자
2025.10.23 04:00

러, '현 전선 동결' 美제안 거부
돈바스 지역 전체 통제권 요구
제재 회피용 시간끌기 관측도
우크라 충돌 지속, 민간 피해↑

만 4년을 향해 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멈춤이 쉽지 않다. 조만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것으로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사실상 연기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은 계속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건설적인 통화'를 했지만 (양국 정상간) 대면회담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가까운 시일 내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회담을 연기한 이유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전화통화에서 휴전을 논의하기 위해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이내에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 했고 전날에는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간 통화가 진행돼 빠른 시일 내 헝가리 정상회담이 개최될 거란 기대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위해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앵커리지(미국) 로이터=뉴스1

대면회담 실패는 러시아의 요구조건에 변화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지난 주말 미국에 비공식 문서형태로 평화협상 조건을 다시 전달했다.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현 전선 유지 후 즉각 휴전' 방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측은 정상회담 연기와 관련, "합의된 날짜는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잡히지도 않은 일정을 연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카드를 사용해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막고 대러시아 제재를 피하려는 '시간 끌기'에 나선 거라고 지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은 계속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남부지역의 화학공장을 공격했고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본부는 21일 늦은 오후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 남부 브랸스크 지역의 한 화학공장에 대한 스톰섀도 미사일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 미사일 및 항공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러시아의 전쟁수행에 필요한 화약, 폭발물, 로켓연료 등을 생산하는 핵심시설로 평가받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 지역에 대한 드론 공격도 가했다. 우크라이나 긴급구조대는 "예비정보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사상자 중에는 10세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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