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2년 만에 금 매입하나…"시기·규모 예의주시"

김희정 기자
2025.10.28 15:58

불룸버그통신 보도…교토 런던금시장협회(LBMA) 귀금속 콘퍼런스서 한은 측 발언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이탈리아은행의 금고 내부의 보안 구역 복도와 금속 보안 철창 뒤에 금괴들이 쌓여 있는 모습. 날짜가 명시되지 않은 이 사진은 이탈리아은행이 제공한 것이다. /로이터=뉴스1

한국은행이 12년 만에 금 추가 매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금 보유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겠단 방침이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정흥순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은 일본 교토에서 열린 런던금시장협회(LBMA) 귀금속 콘퍼런스에서 "한국은행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은 2013년이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금 시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 국장의 발언은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고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드러낸 사례라고 통신은 짚었다.

이날 정 부장의 발언은 지난주 금값이 온스당 438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시장 과열의 신호로 조정세를 보인 가운데 나왔다. 최근 조정 분위기에도 금값은 올해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수요에 힘입어 50% 이상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유입된 것도 금값 급등을 부추겼다.

정 부장은 금 매입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시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결정은 외환보유액 변화와 금 가격 및 원화 환율의 추이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2011년에서 2013년 사이 금값이 폭락하기 전에 금을 매입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 이후 최근 몇 년간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금 매입을 중단했다.

반면 일부 중앙은행은 보유고 중 금의 비중이 높아져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 위해 금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 27일 필리핀 중앙은행의 한 정책 담당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금 보유액이 보유금의 약 13%까지 늘어 이상적 보유 범위인 8~12%를 초과해 '과도한' 금 보유량 일부를 매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 부장은 한국은행의 보유 금괴는 영국 런던에 저장돼있어 유동성 확보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같은 패널에서 멕시코은행의 외환보유고 담당 이사인 호아킨 타피아도 멕시코은행이 서비스와 유동성 측면에서 런던을 금 보유지로 선호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금 시장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일부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의 일부를 중국에 보관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치아 세레이 캄보디아은행 총재는 27일 쿠알라룸푸르 블룸버그포럼에서 금 보관 장소를 다각화하기 위해 "몇몇 장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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