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한 주식 없나?" 현금만 쌓는 버핏

이영민 기자
2025.11.03 04:06

버크셔, 3분기 실적 발표
현금 보유 3817억弗 최대치, 순매도 지속, 자사주도 안사
CEO로서 마지막분기 '신중', 영업이익은 시장예상치 상회

올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클래스B) 추이/그래픽=임종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의 올해 3분기(7~9월) 현금보유량이 3817억달러(약 546조982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고치를 계속 새로 쓰는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자사주 매입도 5개 분기 연속 미루며 방어적 기조를 유지했다.

1일(현지시간) 버크셔가 공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버크셔가 지난 9월말 보유한 현금은 3817억달러로 기존 최대치인 올해 1분기 3477억달러를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버크셔의 자산 내 유동자금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3분기에도 61억달러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세후순이익 82억달러를 실현했다. 버크셔는 12개 분기 연속으로 주식을 내다팔았다. 특히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비중이 2분기 24%에서 3분기 22.3%로 낮아졌다.

버크셔는 이번에도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2분기를 끝으로 5개 분기 연속 멈춘 상태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버핏의 눈엔 살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사주도 포함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2012년 6월 5일 워싱턴에서 열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이코노믹 클럽 회장과 대화서 발언을 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3일(현지시간) 올해 말 은퇴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후임에는 그레그 아벨 부회장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AFPBBNews=뉴스1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드워드존스의 짐 샤나한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눈에는 지금 당장 큰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CFRA리서치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이들이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는데 여러분이 왜 (버크셔 주식을) 사야 하나"라며 이번 실적내용이 주주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13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당기순이익은 17% 늘어난 308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2% 늘어나는데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이 매출성장률이 미국 경제성장률(2분기 연율 3.8%)보다 낮다고 짚었다. 또 현금보유액이 늘었으나 단기금리가 하락한 여파로 순투자이익은 13% 줄어든 32억달러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보험·철도·에너지·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200개 자회사를 보유해 미국 경기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분기실적 개선은 주로 보험부문의 이익이 회복된 덕분으로 평가된다. 자연재해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험인수부문의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배 늘었다.

95세 고령인 버핏 회장은 올해말 CEO(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현재 비보험사업 운영을 맡은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이 내년 1월부터 버핏 회장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이번 실적은 버핏 회장이 CEO 자리에 있는 동안 발표된 마지막 실적이다.

기술업종이 주목받는 시기에 전통산업의 비중이 큰 데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이 이탈한다는 소식은 버크셔의 수익악화 우려로 이어진다. 버크셔 주가는 지난 5월 버핏이 사임계획을 발표한 뒤 12%가량 떨어졌다.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주가상승 촉매제를 찾는데 애쓰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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