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매년 상승하는 10월이라는 의미의 별칭 '업토버(Up+October)'가 무색하게 약세를 기록하더니 11월에는 급락장이 들이닥쳤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중심으로 한 '4년 주기론'을 들어 불안감을 보이는 목소리가 있고, 반면 이제는 4년 주기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오며 향후 반등 전망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9만50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한때 가격이 9만2900선까지 떨어지며 연초(9만3425달러) 가격 아래까지 밀려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기도 했다. 최근 한 달간 하락 폭은 1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28%), 리플(22%), 솔라나(32%) 등 주요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년 10월이 되면 코인 업계는 '업토버'를 기대하며 매수 폭을 확대해왔다. 실제로 2013년부터 작년까지 비트코인의 10월 평균 수익률은 20%를 웃돌았다. 올해 10월 초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이 12만6100달러로 최고점을 터치하자 시장에서는 연내 15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하지만 10월 미·중 무역 긴장 재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금융시장과 코인 시장이 함께 휘청였다. 지난달 비트코인 수익률은 -5.2%를 기록했다.
11월 들어 비트코인은 일주일 만에 10만 달러가 붕괴했고, 추가 10%가량 하락했다. 고점 대비로는 20% 넘게 빠져 있다. 이제 시장에서는 일시 조정이냐 약세장 진입이냐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통상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 사이클이 이번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과 반론이 부딪힌다. 통상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2~18개월간 상승장을 보이다 최고점을 찍은 뒤 약세장에 접어들어왔다. 최근 비트코인 반감기는 2024년 4월이었다. 사이클 대로라면 올해 4~10월 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하락 장세가 펼쳐져야 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사람들은 4년 주기가 반복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으며, 50% 더 하락하는 상황을 겪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시장 심리가 나빠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년 반등장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반감기 사이클에 공감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비트코인의 4년 주기는 이제 무의미하다"며 거시 경제 변화가 암호화폐 가격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헤이즈는 지난해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승인하면서 금융시장에 일부 편입된 점, 올해 미국 행정부가 친화적인 코인 정책을 예고하면서 시장 구조가 크게 바뀐 점 등이 코인시장의 동력을 바꿔놨다며 시장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이다.
암호화폐 투자전문기관 칼라단의 리서치 책임자인 데릭 림은 블룸버그에 2017년, 2021년의 비트코인 강세도 단순히 반감기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의 결과라면서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 폐쇄)이 끝났으니 유동성이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