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을 적극 추진하던 트럼프 일가의 자산규모가 지난 3개월간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일가가 가상자산의 최대 약점인 가격 변동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순자산규모가 9월 초 77억달러에서 최근 67억달러로 줄었다"며 "자산증발 대부분은 가상자산 투자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시장 시총 1위인 비트코인은 지난 21일 8만1000달러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대 조정을 겪었고 이는 시장 전체 하락으로 이어졌다. 24일 오전 비트코인은 8만6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사상 최고치(10월6일 12만6185달러)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관련 최대 손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인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이하 트럼프미디어) 지분투자에서 발생했다.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지난 19일 10.29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블룸버그는 "이는 회사의 가상자산 투자손실 우려에 따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신탁을 통해 보유한 트럼프미디어 지분가치는 9월 이후 약 8억달러 줄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미디어는 새 수익모델을 마련하고자 비트코인과 관련 파생상품 등 가상자산에 약 20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했다. 이달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트럼프미디어는 지난 9월30일 기준 비트코인 1만1542.16개(당시 가치 약 13억달러)를 보유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1만5000달러로 약 25%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미디어는 싱가포르 가상자산거래소 크립토닷컴이 발생한 CRO 토큰도 대규모로 매입했는데 지분가치가 9월말 1억4700만달러에서 절반가량 줄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프로젝트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 주가도 고점 대비 절반 넘게 빠져 그가 보유한 7.5%의 지분가치도 9월 초 대비 3억3000만달러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도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자체 코인 WLFI 토큰 가격은 9월 초 0.26달러에서 최근 0.15달러대까지 추락해 장부상 가치가 약 60억달러에서 31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WLFI 토큰 대부분은 매매가 불가능한 상태로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순자산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브랜드로 내세운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는 1월 취임 당시 45달러도 넘겼지만 지금은 6달러선에 거래된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비트코인이 8만달러대로 떨어지면서 바닥을 확인했다며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의 자금 흐름에 따라 2026년 가격이 16만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미국 외환거래 플랫폼 포렉스닷컴의 줄리언 피네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방향 불확실성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며 "몇 차례 (가상자산에 대한) 매도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