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 앤트로픽의 엔지니어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한 계정이 연중무휴 불가능한 속도로 클로드의 컴퓨팅 자원을 소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발표에는 한 달에 200달러(28만 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한 사용자가 5만 달러(7000만 원) 상당의 모델 사용량을 소비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담겨 있었다. 세계 신기록이었다.
그 장본인은 베이징 기반의 프로그래머 류샤오파이다. 20년 넘게 제품을 만들어 온 기업가인 류샤오파이(刘小排)는 처음에는 대기업에서 일했고 지금은 독립하여 돈을 벌기 위해 클로드 코드를 끊임없이 사용했다. 잠자는 동안 수십 개의 AI 제품을 만들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주로 서구권)의 사용자들에게 판매한 것이다. 앤트로픽의 일부 직원들은 그가 시스템을 착취한다고 생각했고 레딧 사용자들은 이 기이한 현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토론했다. 류샤오파이는 이 모든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이 이야기는 중국 엔지니어들에 대한 특정 시대정신을 드러내는 것 같아 매우 흥미로웠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극단적인 '노오력'의 에너지다. 중국의 테크 업계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경쟁 무대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원 제약과 극심한 경쟁으로, 그로 인해 이런 기이한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 테크 업계 현실의 근본부터 시작해 보자. 중국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여전히 위축되어 있으며 그 규모는 실리콘밸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에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는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중국의 AI 창업가들이 마주하는 환경은 미국 창업가들이 접하는 환경보다 훨씬 가혹하다.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감당하는 생태계에 자금을 대는 a16z 스타일의 자금력이 풍부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없고 기꺼이 돈을 지불하려는 사용자는 거의 없는, 극도로 치열한 경쟁 시장이 있다. 미국에선 마크 저커버그가 AI 인재들에게 1억 달러(1400억 원)를 제안하지만 이곳에선 오직 끊임없는 경쟁과 줄어드는 마진 뿐이다. 게다가 수출통제로 인해 엔비디아 첨단 칩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면서 중국 AI 모델들은 훨씬 더 적은 컴퓨팅 예산으로 훈련해야만 했다.
중국 AI 기업가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합의가 형성돼 있다. 제프리 딩이 번역한 '중국 AI 스타트업의 차가운 현실'이라는 기사는 이를 완벽하게 포착했다. 제품은 해외에서 출시하라. 비밀리에 개발하고 조용히 수익을 내라. 국내에서 출시하면 돈을 까먹는다. 정말 불가능하다면 싱가포르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 마누스가 그런 사례다.
독자가 AI 분야에서 일한다면 중국은 더 잔혹한 업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잔혹함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혁신을 낳는다.
중국의 테크 업계는 이미 실리콘밸리를 변화시킨 방법론들을 수출했다. 메타의 릴스는 여전히 틱톡의 더 성숙한 알고리즘을 뒤쫓고 있다. 위챗과 메이퇀의 슈퍼앱은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에게 애플리케이션의 경계가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최고의 AI 연구소들은 중국의 '996' 근무 문화를 수입한다.
중국 업계가 미국 업계에 준 음울한 선물이라 할 수 있는데 생존을 위해 더 많이 희생하고, 더 많이 일하고, 더 빨리 출시해야 한다. 혁신은 시도와 오류, 반복, 그리고 수정을 통해 살아남는다. 중국 시장이 이 순환을 몇 배로 가속화할 때, 가혹한 환경은 진화상 이점이 된다. 만약 중국이 더 잔혹한 무대, 더 선택적인 도가니로 작동한다면 그 과정에서 누가 두각을 나타낼까?
그 답은 아마도 류샤오파이 같은 사람일 것이다. 그는 바이브 코딩과 해외에서 판매되는 12개 이상의 성공적인 AI 제품을 직접 관리하면서 연간 약 100만 달러(약 14억 원)을 번다. 모두 순수익이다. 베이징에서 그 정도 수입은 전설적인 수준이다. (참고로 2025년 첫 3분기 동안 베이징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6만7206위안(1400만 원)였다.) 책상에 묶여 지쳐버린 '대공장'(중국 기술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공장 노동자에 빗대어 부르는 말) 코더들 사이에서 류샤오파이는 예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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