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어린이, 백신 너무 많이 맞아…보건지침 재검토"

김종훈 기자
2025.12.06 11:05

트럼프, 매년 독감 접종도 회의적…신생아 B형 간염 접종 권고는 34년 만에 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뉴스1 /사진=(워싱턴DC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어린이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백신을 맞는다면서 보건당국에 백신 접종 지침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 지침을 선진국 모범사례에 맞춰 재검토하라는 취지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재검토는 백신 회의론자로 유명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짐 오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대행(보건복지부 부장관)이 맡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질병 목록이 코로나19를 포함해 18가지나 된다면서 덴마크,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덴마크는 사망 위험이 높은 10개 질병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장한다. 일본은 14개, 독일은 15개 질병에 대한 어린이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백악관은 매년 어린이 독감 예방 접종을 권장하는 선진국이 많지 않음에도 미국은 생후 6개월부터 매년 독감 예방 접종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또 신생아에게 B형 간염 예방 백신 접종을 권고했던 자국 보건지침을 문제삼았다.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B형 간염 양성 반응이 있는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에게만 백신을 접종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행정명령 발표에 앞서 CDC 산하 백신자문위원들은 표결을 통해 신생아에게 B형 간염 예방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1991년 보건 지침을 폐기하기로 했다. 다른 선진국처럼 B형 간염 양성 반응이 있는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에게만 백신 접종을 권장하자는 취지다. 표결 결과는 지침 폐기 8명, 폐기 반대 3명이었다. 자문위원들은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직접 선정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표결 전부터 지침 폐기를 강력히 반대했던 위원 코디 마이스너 다트머스대학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는 "'해를 끼치지 말라'는 도덕적 명제를 바꾸는 것 자체가 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이번 지침 변경으로 B형 간염 감염률이 증가한다면 공중보건에 심각한 해가 될 것이라는 경고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출신인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B형 간염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출생시 접종은 권고이지 의무가 아니었다"며 "접종 권고 전에는 매년 신생아 20만 명이 B형 간염에 감염됐는데 현재는 20명 미만이다. 접종 권고를 중단하면 다시 감염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위원회 표결 소식이 알려지고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백신 위원회가 매우 좋은 결정을 내렸다. 신생아 대부분은 B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전혀 없다"며 "미국은 건강한 어린이에게 72회의 백신 접종을 요구해왔다. 필요 이상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다.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B형 간염은 감염 직후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감염 사실을 알기 어렵다. 성인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있으나 영유아의 경우 90% 이상, 어린이의 경우 최대 50%가 만성 질환으로 발전한다. 만성 B형 간염은 간경변, 간부전,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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