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시간 10분, 경찰도착 30초전 도주…막을 수 있었던 '루브르 절도'

이재윤 기자
2025.12.11 09:14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왕실 보석 절도 사건' 범인들이 경찰 도착 30초전에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 시간) 르몽드 등 현지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 문화위원회는 루브르 박물관의 반복된 보안 경고 무시와 기술적 결함, 초기 대응 실패로 지난 10월 도난 사고를 당했다고 분석했다. 피해 규모는 1억 달러(한화 약 1450억원)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범행 지점 인근의 감시 카메라 두 대 중 한 대만 작동하고 있었으며, 관제실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경보가 울린 직후 경찰이 잘못된 위치로 출동한 것도 범인들에게 도주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노엘 코르뱅 조사단장은 "경찰이나 사설 경비 인력이 30초만 일찍 도착했어도 범인들의 탈출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루브르의 보안 취약성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고가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실시한 보안 감사에서 이번 도난 사건에서 활용된 '강변 발코니'의 취약성이 지적됐다. 사다리만으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구체적 위험까지 제시됐지만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코르뱅 단장은 관련 보고서를 전임 관장이 받은 뒤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아 현 관장 로랑스 데 카르가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번 절도 사건 범인들이 침입부터 탈출까지 약 10분 만에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장 사다리를 이용해 외벽 발코니에 접근한 뒤 유리를 절단해 내부로 진입했고, 아폴론 갤러리에서 왕실 보석을 훔쳐 고성능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네 명으로 구성된 조직원 전원을 체포한 상태지만 도난당한 보석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프랑스 감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루브르의 보안 강화 속도가 "터무니없이 느리다"며 "박물관이 보안보다 외부 행사를 우선시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하원에서도 별도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루브르 직원들은 인력 부족과 과밀 운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1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최근 박물관 내부에서는 누수로 인해 이집트학 도서 300~400권이 훼손되는 등 관리 부실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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