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치솟는 물가에 항의하는 이들이 '로빈 후드 복장'을 하고 마트에서 음식을 훔쳐 무료로 나눠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6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캐나다 단체 '골목의 로빈들'(Robins des Ruelles) 소속 활동가 약 60명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밤 몬트리올 한 식료품점에 들어가 식료품을 무단으로 가져간 뒤 도시 곳곳에 설치된 '공동 냉장고'에 나눠 놓았다고 밝혔다.
단체는 자신들의 절도 행위를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매일 쉬지 않고 일한다. 그 돈은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사는 데 다 들어간다"며 "직업을 두 개 가지고도 먹고사는 것과 집을 마련하는 것, 가족을 부양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라면 생존을 위한 모든 수단은 정당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식료품점을 습격해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산타클로스와 엘프 차림으로 식료품을 훔친 뒤 길거리 곳곳에 놓고 사라졌다.
단체는 절도 행위가 담긴 영상을 SNS(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영상에서 마스크를 쓴 이들은 마트 통로를 지나며 식료품과 의약품 등을 쓸어 담거나 매장 안팎에 있는 보안 카메라를 스프레이 페인트로 가렸다.
이들은 영국 민담에 등장하는 로빈후드 스타일의 깃털 모자를 쓴 모습이다. 민담에서 로빈 후드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며 부자들을 약탈해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의적으로 묘사된다. 1938년 영화 '로빈 후드의 모험' 오프닝 크레딧과 현장 영상을 교차 편집해 올리기도 했다.
캐나다 CBC에 따르면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까지 현지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4.7%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넘었다.
몬트리올 경찰은 이번 절도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며 "도난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