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현관엔 혈흔이...유명 앵커의 엄마 납치? 7400만원 현상금 걸었다

이은 기자
2026.02.06 14:03
미국 유명 TV 뉴스 앵커인 사바나 거스리의 어머니 낸시 거스리가 실종된 가운데, 납치 가능성을 두고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사바나 거스리 인스타그램

미국 유명 TV 뉴스 앵커의 80대 모친이 실종된 가운데 납치 가능성을 두고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 A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밤 NBC 간판 프로그램 '투데이'(Today) 메인 앵커 사바나 거스리(54) 어머니 낸시 거스리(84)가 실종된 것과 관련해 피마 카운티 경찰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낸시 거스리가 실종된 건 지난달 31일 밤 애리조나주 투손 북부 카탈리나 풋힐스 지역 자택에서다.

낸시는 실종 전날 저녁 근처 큰딸 집에서 딸 내외와 함께 식사한 뒤 사위 차를 타고 자택에 도착했다. 사위는 밤 9시48분 낸시가 집 안에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뒤 돌아갔는데 이것이 낸시 거스리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새벽 1시에 수상한 움직임 포착, 현관엔 혈흔…납치 가능성
미국 유명 TV 뉴스 앵커인 사바나 거스리의 어머니 낸시 거스리가 실종된 가운데, 납치 가능성을 두고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낸시의 실종자 포스터./사진=미국 피마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다음날인 1일 오전 낸시는 매주 빠지지 않던 교회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를 이상히 여긴 지인이 그의 가족들에게 알리면서 실종이 확인됐다.

이후 조사에서 1일 오전 1시47분 낸시 집 현관 초인종 카메라 연결이 끊겼고 오전 2시12분 주택 보안 소프트웨어가 움직임을 감지했다. 다만 보안카메라 영상은 유료 서비스에 가입돼 있지 않아 저장되지 않았다.

크리스 나노스 피마 카운티 보안관은 "이 움직임이 사람인지 동물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강제 침입 흔적이나 주변 카메라의 고의적 파손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전 2시 28분에는 낸시가 사용하던 인공 심박 조율기 앱과 휴대전화의 연결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낸시 집 현관에서는 혈흔이 발견됐고, 이 혈흔은 DNA 검사 결과 낸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당국은 실종이 아닌 범죄 사건이라 판단, 납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 및 수사를 시작했다. 다만 아직 용의자나 특정 인물은 전혀 특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표적 범죄였는지도 불분명하다.

나노스 보안관은 "지금으로서는 낸시가 아직 살아 있다고 믿고 있다"며 "그가 생존해 있다는 전제하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견될 때까지 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낸시는 고혈압과 심장 질환을 앓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24시간 이상 복용하지 못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우리는 또 다른 비극적인 결말을 원하지 않는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관련 제보를 부탁했다.

몸값 요구 속출, 사칭 범죄까지…가족들 "연락해달라" 호소
미국 유명 TV 뉴스 앵커인 사바나 거스리의 어머니 낸시 거스리가 실종된 가운데, 납치 가능성을 두고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실종 이후 몸값 요구 편지가 속출하자 낸시의 딸 사바나와 형제자매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납치범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사바나 거스리 인스타그램

낸시 실종 이후 여러 언론사가 '몸값 요구 편지'를 받아 당국은 해당 편지 진위를 정밀 분석 중이다.

애리조나주 투손(Tucson) 지역 방송국인 'KOLD' 소속 앵커 마리 콜먼은 CNN 저녁 뉴스 프로그램 '에린 버넷 아웃프런트'에 출연해 방송국에 이메일로 전달된 몸값 요구 편지에 대해 전했다.

콜먼은 "낸시를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정보들이다. 낸시가 납치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겼다며 이를 수사당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후 FBI 피닉스 지부 책임자 헤이스 얀케 특별수사관은 몸값 요구 편지를 쓴 이가 5일 저녁을 마감 시한으로 정했으며, 송금하지 않을 경우 두 번째 조건을 9일까지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몸값 요구 편지에는 낸시가 살아있다는 증거나 요구한 이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담겨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가족에게 가짜 몸값 메시지를 보낸 남성 1명이 체포돼 기소됐으나, 실제 납치와는 무관한 '사칭 범죄'로 확인됐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고, 몸값 요구 편지가 속출하자 낸시의 딸 사바나는 지난 4일 형제자매들과 함께 납치범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사바나는 "가족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조작된 음성과 이미지가 넘치는 세상에서, 낸시가 살아 있고 당신들이 그를 데리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제발 연락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얀케 특별수사관은 "FBI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자문을 제공했다"며 "이는 지침일 뿐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을 발표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는 가족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전폭적 지원 약속…FBI 7400만원 현상금 걸었다

FBI는 낸시의 발견 또는 사건 해결로 이어질 결정적 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5만 달러(한화 약 7400만 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직접 나섰다. 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기자회견을 지켜봤으며, 사바나에 직접 전화해 연방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사바나의 어머니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도록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 온 국민이 거스리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신께서 낸시를 축복하고 보호해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사바나 거스리는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미국 변호사이자 NBC 뉴스 소속 언론인으로, 2012년 7월부터 NBC 아침 정보·뉴스 프로그램 '투데이쇼'의 앵커로 활약해왔다. 지난 1일부터 방송에 불참했으며 당초 공동 진행하기로 했던 NBC 2026 동계 올림픽 개막식 중계도 맡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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