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알리바바와 바이두, 비야디(BYD)를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가 곧바로 삭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하루 전 연방 관보에 알리바바와 바이두, BYD 등이 새로 포함된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중국 군사 기업 명단(1260H)'을 게시했다가 몇 분 만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반면 당초 1260H에 포함됐던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새 명단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연방 관보 삭제가 국방부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삭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새로운 명단이 다음 주 공개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1260H는 민간 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국군의 현대화를 돕는다고 미 국방부가 판단한 기업들을 말한다. 명단에 포함된다고 해서 당장 제재나 수출 통제 등의 제약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제재가 이뤄질 수 있어 평판 리스크를 초래한다.
알리바바는 "근거가 없다"며 "우리는 중국 군사 기업이 아니며 군민융합 전략의 일부도 아니다"고 반발했다. 바이두도 "전적으로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명단 제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BYD는 "완전히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일각선 미국 정부가 4월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직접적인 긴장 고조를 피하려는 의도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지금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정상회담의 성공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적 실수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에릭 세이어스 연구원은 "이번 해프닝은 명단에서 제외되는 일부 기업에 대해 부처 간 승인을 받는 과정과 관련된 절차적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로 추가되는 기업들은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제외 대상에 오른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검토가 진행 중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크리스 맥과이어 연구원은 "CXMT와 YMTC를 명단에서 제외한 게 실수였기 때문에 게시물을 철회했을 거라 본다"면서 "중국 인공지능(AI) 생태계의 주요 기업들을 추가하면서 핵심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제외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