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전인대+정협)'를 통해 '생태환경', '민족통합', '발전계획' 관련 법안을 최초로 마련했다. 그동안 당의 통치 이념과 정책 단계에 있던 국가 운영의 세 가지 축을 법제화해 국가 장기 전략으로 고정했다. 시진핑 시대 국가 거버넌스 구조 고도화로 2035년에 중등 선진국에 도달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고 국가권력기관으로 규정된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한정 등 주석단 및 전인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열었다. 전일 폐막한 정치협상과 자문을 맡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어 이날 전인대도 폐막하며 올해 양회는 일주일 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전인대 폐막식에선 4.5~5%의 올해 성장률 목표와 전년보다 7% 늘어난 국방예산, 내수와 첨단기술 중심 발전 청사진을 제시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안을 중심으로 한 11개 주요 안건을 표결해 모두 통과시켰다. 올해 양회에선 공격적 성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관리형 성장으로 전환하는 한편 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을 새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기틀이 마련됐단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주요 국가 정책과 정치 의제상의 개념을 법제화한 것도 올해 양회에서 주목할 부분이었다. 이와 관련, 이날 전인대 폐막식에선 △생태환경법 초안△민족단결진보 촉진법 초안△국가발전계획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생태환경법은 환경 관련 법률을 통합하는 상위 기본법이다. 민족단결진보 촉진법은 중국 56개 민족 통합 정책을 제도화한 법이다. 국가발전계획법은 기존 5개년 계획 등 국가 발전계획을 체계화한 법이다.
셋 모두 국가 정책을 통해 중점 추진되던 국가 전략 개념이다. 환경 정책은 후진타오 전 주석 시기 제시된 생태문명 이론을 토대로 추진돼왔고 민족 통합과 5개년 국가발전 계획은 사실상 신중국 건설 이후부터 유지된 중국의 핵심 정책이다. 이를 모두 법제화해 구속력의 근거를 만든 셈이다. 국가 전략을 법제화하고 장기 계획 체제를 강화하는 시진핑 시대 국가 거버넌스 특징이 올해 양회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셈이다. 앞서 시진핑 체제 중국은 경제, 사회 질서를 통합하는 중국 최초의 민법전과 안보 개념을 광범위하게 정의한 국가안보법 등을 제정했다.
이 같은 국가 전략 개념의 법제화는 '2035년까지 중등 선진국 도약' 목표 달성을 위한 거버넌스 고도화와 무관치 않단 시각도 있다. 중앙정부 발전 계획의 법적 구속력 강화하고 민족 문제 관리의 제도적 틀을 강화하는 한편 환경을 중심에 둔 지속가능한 발전 추진으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한단 것.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통해 2035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중등 선진국 수준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1만4000달러 수준인 1인당 GDP를 2035년엔 3만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린단 뜻이다. 이와 관련,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올해 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성장 목표는 2035년 장기 비전과도 전반적으로 연계되며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과도 부합한다"며 "2035년까지 중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기초를 닦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