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시점 당긴다더니… 유럽·中에 "협조해라" 방아쇠 당긴 美

윤세미 기자, 양성희 기자
2026.03.17 04:18

나토 거절땐 "미래 나쁠것"… 中에는 정상회담 연기 시사
WSJ "이번주 연합군 발표" 보도 속, 트럼프 협상 여지도

2026년 3월 16일 태국 방콕 외곽 나콘파톰 주에서 운전자들이 차량에 연료를 주입하기 위해 주유소 앞 도로에 줄지어 서 있다. /나콘파톰 로이터=뉴스1

"이번 분쟁은 몇 주 안에 끝날 것."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전쟁이 보름이 넘었지만 종전시점을 두고 미국에서 나오는 얘기는 좀처럼 당겨지지 않는다. 미국의 당초 생각과 달리 장기전 조짐이 보이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 호르무즈해협 개방협력을 재차 압박하며 유럽에 동맹관계의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중국을 향해서는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까지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이 미국과 달리 걸프산 석유에 크게 의존한다면서 "호르무즈해협의 수혜자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응이 없거나 거절한다면 내 생각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미래는 매우 나쁠 것"이라고 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을 콕 집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서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참전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 글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유럽에 동맹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대놓고 이야기한 건 한국, 일본 등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유럽으로부터 어떤 지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기뢰제거용 군함, 특수부대 지원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협력도 촉구했다. 그는 "중국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필요한 원유의 90%를 얻는다"며 "미중 정상회담(이달 31일 방중 예정)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 늦을 수 있다"면서 동참의사를 그 전에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방중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해협으로 군사자산을 이동해도 위험이 적을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가 사실상 이란을 박살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바다에 기뢰를 깔아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이동 중 기자들에게 전날과 다른 얘기도 했다. 호르무즈해협의 안보를 위해 7개국과 협의 중이라는 것이다. 2개 나라가 늘었는데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다만 "이번 주말 많은 국가가 호르무즈해협의 선박통행을 위해 군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트럼프행정부가 이번주에 '호르무즈해협 호위 연합군 구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국가명이 들어가진 않았다. 이와 관련,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이날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여러 나라가 광범위한 연합을 결성해 해협을 재개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상당히 논리적"이라면서 중국, 일본, 한국이 이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제품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언급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호위작전을 전쟁 중에 진행할지, 전쟁이 끝난 뒤 할지를 두고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이란과 대화 중이며 그들은 협상을 간절히 원하지만 준비가 된 것같진 않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CBS와 인터뷰에서 "휴전을 요청한 적도, 협상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오랫동안 스스로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장기전 돌입태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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