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막고 웃는 이란…"원유 수출량, 전쟁 전과 비슷"

정혜인 기자
2026.03.18 19:57

[미국-이란 전쟁]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뉴스1

중동의 에너지 수출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쟁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국산 원유를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이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으로 중동 산유국의 원유 공급 공백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원자재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를 인용해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다음 날인 지난 1일 이후 페르시아만(걸프)을 빠져나간 원유 2720만 배럴 중 4분의 3가량이 이란산 원유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쟁 이후 하루 약 12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된 것으로, 전쟁 이전의 하루 150만 배럴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위성 사진 확인 결과 17일 기준 이란의 하르그섬 수출 터미널에서 선박 3척이 정박해 있었다"며 "이란은 미국의 공격 이후에도 하르그섬에서 원유 적재 작업을 계속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깊숙이 자리해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이란 영토로, 이란 원유 수출의 80~90%가량을 담당하는 원유 수출 터미널이 있다. 케이플러의 선박 추적 정보에 따르면 전쟁 첫 주 페르시아만에서 출항한 유조선 20척 중 이란 관련 선박은 30척이었다. 그러나 전쟁 2주째에는 8척 중 5척으로 이란 선박의 비중이 확대됐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뤄진 국가별 원유 수출 추이. 주황색은 이란, 검은색은 사우디아라비다 등 걸프 산유국/사진=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앞서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란이 자국 원유 수출 타격을 우려해 호르무즈 해협 폐쇄 등의 극단적인 조치는 피할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쟁 3주째인 현재 이란은 자국 수출 화물은 보호하면서 다른 국가의 수출은 제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란의 이런 전략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미국의 강경한 대응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원유 수출로만 하루 1억4000만달러(약 2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케이플러의 무유 쉬 원유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란의 이번 봉쇄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원유 흐름 차질"이라며 "실제 원유 물량이 세계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몇 주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4일 평균 기준 하루 약 50만 배럴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쟁 이전 평균 대비 약 98% 감소한 것으로, 하루 약 1950만 배럴이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을 제외한 다른 중동 산유국의 현재 원유 출하량은 하루 40만 배럴로, 전쟁 이전의 하루 1400만 배럴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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