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제로' 중국, '세습 부유층'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3.21 06:00
[편집자주] 중국에 '상속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접하시면 적잖이 놀라실 것입니다. 본래 공산주의 체제에서는 생산수단의 국유화 및 공유화로 인해 개인 재산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조세 제도 자체가 불필요합니다. 개인이 창출한 소득의 일부를 국가에 납부하는 자본주의와 달리, 국가가 모든 자원을 독점하고 인민에게 배급하는 구조에서는 세금을 징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시 1970년대 말 개혁개방 이후 민간 소득이 발생함에 따라 조세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했으나, 여전히 상속세는 신설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5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상속세 도입안이 발의되었으나, '추후 연구 및 검토'라는 명목하에 사실상 보류된 바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는 '호구(戶口)' 제도입니다. 도시민과 농민을 신분제처럼 엄격히 구분하는 이 제도는, 농민을 '소부르주아' 계급으로 간주해 도시 노동자와 차별했던 공산주의 전통의 잔재입니다. 상속세 부재와 더불어 과거 '한 자녀 정책'의 여파는 가문 간 부의 격차를 극단적으로 벌려놓고 있습니다. 조부모 4명의 재산이 단 1명의 손주에게 세금 없이 고스란히 귀속되는 기형적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각각 20억 원 상당의 주택을 소유한 조부모 양가가 있다면, 도합 40억 원의 자산이 세금 한 푼 없이 한 명의 손주에게 대물림됩니다. 여기에 부모 세대가 축적한 부까지 더해지면 부의 집중은 더욱 가속화되어, 이른바 '부의 대물림'과 '빈곤의 악순환'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3월 12일자 기사를 통해 이러한 빈부격차가 낳은 중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짚은 바 있습니다. 부유층 자녀들은 새로운 부의 창출보다 수성에 골몰하는 반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긴 서민층 자녀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러눕는 '탕핑(?平)'을 '소확행'으로 여기며 자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상속세 도입을 주저하는 이면에는 또 다른 뇌관이 존재합니다. 일각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이 음성적으로 축적한 자산이 상속 과정에서 만천하에 드러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곧 중국 공산당의 도덕적 권위 실추로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지난 40여 년간의 개혁개방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세대가 무세금으로 다음 세대에 자산을 이전한다면, 중국 사회의 양극화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체제 안정과 통치 정당성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PADO(생성AI 사용)

천카이는 자신의 일을 콘돔 사용을 장려하는 것에 비유한다.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고성 사례를 듣기 시작해야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적 장애물이 존재한다. 유언장을 작성하는 일, 나아가 애초에 물려줄 만한 상당한 부를 보유하는 것 자체가 현대 중국에서는 새로운 개념이다. 공산당 통치 초기 수십 년 동안 사유 기업과 사적 부가 근절된 이후, 이러한 것들이 다시 가능해진 것은 불과 지난 40여 년에 불과하다.

중국이 시장 개혁에 착수한 이후 부를 축적한 1세대가 사망하기 시작하면서, 천 씨가 속한 국가 지원 자선단체인 중화유촉고(中華遺囑庫)는 노년층이 유언장을 작성하고 등록하는 일을 돕고 있다.

그러나 천 씨조차 중국에서 처음으로 본격화되는 세대간 부(富) 이전에 대해 다소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다. 장기적인 경제 둔화로 청년층의 경제적 전망이 위축되는 시점에, 사회의 극히 일부가 막대한 부를 상속받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불로소득에는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사회주의 국가가 상속세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일부 사람들을 먼저 부유하게 하라"고 독려한 것은 1970년대 후반,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 시기였다. 이는 "공동 부유"로 나아가기 위한 전단계로 제시됐다.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부를 축적했다. 은행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중국 본토에서 70명의 새로운 억만장자(10억 달러, 즉 1조5000억 원 가량 이상 가진 부자)가 탄생해 총 470명으로 늘어났다. (미국은 924명이다.) 이들 억만장자만으로도 약 1조8천억 달러의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부의 거의 대부분은 상속된 것이 아니다. 중국 본토 억만장자의 무려 98%가 자수성가형으로, 홍콩(66%)과 대만(69%)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의 부는 점점 더 '검버섯이 핀 손'에 쥐어지고 있다.

연구기관 후룬 보고서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자산 50억 위안(약 1조8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이들 가운데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2016년의 23%에서 크게 증가했다.

자산 정보 분석업체 알트라타의 추정에 따르면, 2025년부터 10년 동안 순자산 500만 달러(약 75억 원) 이상의 중국인들이 약 2조1000억 달러(약 3142조 원)를 다음 세대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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