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까지 위태롭다… 널뛰던 유가, 날뛸듯

심재현 특파원
2026.03.30 04:01

친이란계 후티반군도 참전
원유수송로 동시봉쇄 우려
현실화땐 150弗 돌파 전망

국제 원유 선물 가격 추이/그래픽=최헌정

한 달을 넘긴 이란전쟁이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한다. 29일 예멘의 친이란계 후티반군이 참전한 가운데 미군의 지상전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국제유가의 추가상승 등 불확실성도 고조된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이 몇 주 동안의 지상전을 준비 중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만 남겨뒀다고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단기간에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후티반군이 또다른 원유 수송로인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차단하면 홍해 북단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수 없다. 세계 물류는 또한번 타격을 입는다.

아흐메드 나기 국제위기그룹(ICG) 분석가는 "후티반군이 선박을 공격하면 유가를 더욱 밀어올릴 뿐만 아니라 그 파장이 에너지 시장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영국 한 매체는 홍해가 막히면 유가가 현재 배럴당 90~100달러선에서 금세 150달러로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변동성지수)는 한 달 전 17~18 수준에서 지난 27일 이른바 '패닉구간'의 기준점인 30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8일 미국 뉴욕의 원유선물 트레이딩룸은 이같은 불안을 극명히 드러냈다. 아시아 시장에서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가격이 배럴당 91.28달러에서 119.48달러로 치솟았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러다 정말 150달러까지 가는 게 아닌가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전쟁의 충격은 기록적인 자산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시가총액은 전쟁 전 157조5000억달러에서 지난 27일 142조8000억달러로 9.3% 줄었다. 감소액만 14조7000억달러, 약 2경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다.

폭주하는 유가가 지핀 물가상승 우려는 전세계 중앙은행을 수렁으로 끌어들였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원유공급 차질과 맞물린 경제붕괴가 걱정이고 손을 놓자니 물가 고삐가 풀릴 판이다. 국채금리는 과거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 헤지펀드 트레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과 이란혁명수비대의 움직임에 전세계 자본이 숨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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