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美조종사 현상금 걸렸다"...이란-미국, 대규모 수색작전 '전쟁 변수'

양성희 기자
2026.04.05 11:16

[미국-이란 전쟁]

이란전쟁에 투입된 미 공군 F-15E 전투기가 지난달 9일(현지시간) 이륙 중인 모습./사진=로이터(미 공군 제공)

이란 전쟁에 투입된 미군 F-15E 전투기가 이란군에 격추된 후 조종사 1명이 실종되면서 미국과 이란이 수색 경쟁에 돌입했다. 실종된 미군 조종사가 이란 측에 생포될 경우 이를 압박 수단으로 삼을 수 있어 행방을 찾는 일이 전쟁 변수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실종된 미군 조종사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군 작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조종사를 찾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수색·구조용 헬기 HH-60G가 출동했고 이들 헬기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KC-130 급유기가 동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실종자를 찾기 위해 특수부대가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FT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F-15E 전투기 조종사들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탈출하면서 착지 지점이 두 곳으로 나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종된 조종사가 탈출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위치를 알리는 신호 장치가 고장 났을 수도 있고,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켜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란은 미군 수색을 방해하는 한편 실종 조종사를 먼저 찾기 위해 포상금까지 내걸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군이 헬기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지만 일부가 공격을 받고 후퇴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공영방송을 통해 "적군 조종사를 생포해 군에 넘기는 사람에게 포상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현상금 액수가 6만달러(한화 약 9061만원)라고 전했다. 방송을 통해 수색을 독려한 건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만약 이란이 먼저 실종 조종사를 생포할 경우 미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9년 미 대사관 인질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은 당시 미 대사관을 무력으로 점거하고 444일간 미국인 52명을 억류했다. 이후 양국은 더욱더 적대적 관계로 돌아섰고 이란은 향후 적대 국가들에 협상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인질을 삼아왔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이란 안보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4일 뉴욕타임스(NYT)에 이란이 실종 조종사를 생포하면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좀 더 가능성 높은 전략으로 해당 조종사를 카메라 앞에 세워 선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란은 승리 이미지를 만들고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굴욕을 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략으로는 미국에 비공개 석방을 대가로 물밑 협상을 시도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그런 가운데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SNS(소셜미디어) X에 "미국은 이제 전쟁 목표를 '정권 교체'에서 '조종사를 찾아줄 사람 없나요, 제발?'로 바꿨다'며 "정말 놀라운 발전"이라고 비꼬았다.

미군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는 지난 3일 이란군의 공격으로 각각 격추됐다. 미국이 지난 2월28일 이란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군 군용기가 이란군 공격으로 격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군용기 2대가 잇따라 격추되면서 이란의 방공망을 대부분 무력화시켰다는 미군의 주장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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