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좌파" 퇴출하더니...백악관, 2개월만 '앤트로픽' 재도입 추진, 왜?

정혜인 기자
2026.04.17 09:59

예산관리국, 주요 부처에 "미토스 활용 위한 보호장치 마련" 이메일 발송

/로이터=뉴스1

미국 백악관이 주요 연방기관서 퇴출했던 앤트로픽의 AI(인공지능) 모델 재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주요 부처에 발송한 이메일을 입수해 "백악관이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Claude Mythos, 이하 미토스)의 일부 버전을 주요 연방기관에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그레고리 바바시아 연방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지난 7일 각 부처 관계자에게 "연방기관들이 앤트로픽 미토스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발송했다. 바바시아 CIO는 이메일에 미토스 도입 시기나 활용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몇 주 내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적었다. 해당 이메일은 미 전쟁부(국방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법무부, 국무부 등에 전달됐다.

백악관의 '미토스' 도입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협' 기업으로 지정하고 모든 연방기관에서의 퇴출을 시도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주목받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기관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앤트로픽 AI 기술을 재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민간 기업에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미토스를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재무부 역시 자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고자 미토스 도입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1월20일(현지시기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블룸버그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미토스 공개 전 미 고위 관계자들에게 미토스의 사이버 공격 및 방어 등의 기능에 대해 사전 브리핑했다고 한다. 당시 브리핑에는 미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ASA), AI 표준혁신센터(CISI)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이후에도 앤트로픽이 정부와 관련 보안 문제 협력을 이어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앤트로픽의 미토스는 주요 운영체제(OS)와 웹 브라우저에서 세계 최고 해커들만 찾아낼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식별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내 해킹에 성공하고, 스스로 격리환경에서 탈출해 해킹 활동 흔적을 지우는 등 통제불능의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됐다. 이에 앤트로픽은 미토스의 성능이 지나치게 강력하다며 개인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제한된 기업에만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 아마존과 구글, 애플, JP모간, 엔비디아, 브로드컴, 시스코 등과 함께 사이버 방어 '프로젝트 글라스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와 앤트로픽은 앤트로픽 AI 기술 활용 범위, AI 안전장치 등의 문제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대립했다. 전쟁부는 지난해 앤트로픽과 추가 계약 협상 과정에서 앤트로픽 기술을 "모든 합법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인간 개입 없는 완전 자율 살상 무기와 미국인 감시에 사용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엔트로픽의 거부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급진 좌파 성향의 기업이 미군을 좌우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앤트로픽 기술을 모든 연방기관에서 퇴출하겠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소송으로 맞대응했고, 양측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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