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 청문회…트럼프와 거리두기 시작할까[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4.21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자 /AP=뉴시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후보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장 후보 지명을 받은지 3개월만에 인사청문회에 나선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부터 워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워시 후보자는 상원 은행위원회의 청문회 및 인준안 채택과 상원 본회의 표결을 거쳐 정식으로 임명된다.

이번 청문회에서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워시 후보자는 이미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밝혀 연준 의장으로 선택됐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워시 후보자가 이번 청문회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 수도 있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연준이 전쟁으로 인해 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이유를 이해한다며 청문회를 앞둔 워시 후보자의 부담을 다소 줄여주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공개적으로 베선트 장관의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리가 내려가느냐는 질문에 "케빈이 (연준에) 들어가면 내가 그렇게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워시 "대통령 금리 발언 문제 없어"

워시 후보자는 연준 의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부터 지난 5개월간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이 없다.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제출한 모두발언에서야 "대통령이나 상원의원, 하원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 금리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것이 통화정책 운영의 독립성을 특별히 위협한다고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대통령이 금리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금리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워시, 2년새 확 바뀐 금리 입장

사실 금리에 대한 워시 후보자의 입장은 지난 2년 사이에 극적으로 바뀌었다. 2024년과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그는 연준이 3%의 인플레이션을 너무 쉽게 용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지기 전에는 금리를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에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개선되지도 않았는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너무 우려한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스티펠의 정책 담당 전략가인 브라이언 가드너는 "투자자들은 (청문회에서) 그의 생각이 왜 바뀌었는지 논리적인 근거를 찾으려 할 것"이라며 "그의 사고 과정이 어떻게 전개됐는지에 대해 주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시 후보자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신념과 역사적 평판에 대한 관심을 감안할 때 그가 대통령과는거리를 두고 연준의 독립성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70년대 초 아서 번스 당시 연준 의장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쳤다가 이후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워시 후보자도 이런 역사의 평가를 의식할 것이란 지적이다.

트럼프, 워시도 공개 비난할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인물들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을 때 현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엘런 미드 듀크대 교수는 이에 대해 대통령과 연준의 협력적인 관계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며 워시 후보자는 파월 의장보다 트럼트 대통령과 더 강력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워시 후보자는 (연준의 독립성과 대통령과의) 관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기에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이 원론적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 한 것이 오히려 갈등을 더 키우는 요소가 됐다고 지적한다.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갈등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의견이다.

반면 공화당의 이코노미스트인 글렌 허버드는 "연준 의장의 역할은 대통령의 마음을 읽어 알아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연준은 법적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기 때문에 대통령과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워시, 금리 동결 후 트럼프 설득?

듀크대의 미드는 "워시 후보자는 자신의 대인관계 능력과 금융시장에서의 폭넓은 네트워크, 베선트 장관과의 관계 등을 통해 (대통령과의) 관계를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가 연준의 독립성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 결정은 연준 의장이 단독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금리는 12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논의 후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언제나 연준 의장이 원하는 대로 금리가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의장이 위원회 내에서 중도적인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정교하게 조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원회의 중도적인 입장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어진 상태다.

WSJ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경우 워시 후보자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난을 홀로 감수하거나 금리를 인하하지 못한 책임을 FOMC로 돌리는 것이다.

다만 듀크대의 미드는 세 번째 가능성도 제시한다. 워시 후보자는 오랫동안 '인플레이션 매파'였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플레이션 억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득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드는 "대통령의 분노를 산다고 해도 워시 후보자가 지난 수년간 유지해온 매파적 통화주의 관점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소매판매 발표

한편, 21일 개장 전에는 민간 건강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과 우주항공 기업인 GE 에어로스페이스, 방산기업인 RTX와 노스럽 그루먼이 실적을 발표한다.

또 이날 오전 10시에는 지난 3월 소매판매가 나온다. 이란 전쟁으로 소비자 심리가 약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도 3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1.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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