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소년 보디 맹건 기슬러는 스마트폰이 요긴하게 쓰일 때도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보디는 동전을 수집하는데, 어떤 특별한 동전의 가치나 동전이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는지가 궁금할 때면 보디는 어머니의 스마트폰을 빌려 답을 찾을 수 있다.
12살 아이들은 대개 자기만의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보디는 그렇지 않다. 얼마 전 어느 날 오후, 학교 도서관에서 보디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하지만 보디는 스마트 기기를 갖게 되면 그 목표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한다. "아마 제가 엄마한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죠. '엄마, 이 게임 하나만 다운받아도 될까요?' 그러면 엄마는 '그래'라고 하실 거예요. 그러면 저는 게임에 푹 빠져 버릴지도 몰라요."
보디처럼 동전을 모으는 보디의 친구 찰리 헤스는 보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찰리는 15살이나 16살쯤에 스마트폰을 장만하고 싶어 한다. 찰리는 이렇게 덧붙인다. "(그때까지는)더 나은 일을 하면서 보내고 싶어요."
이곳 그레이스톤스의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2023년, 더블린 남부에 있는 아일랜드의 바닷가 마을 그레이스톤스에서는 지역의 학부모와 학교 교장들,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주도한 풀뿌리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어린아이들의 기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스마트 기기 금지' 규약을 채택하고, 워크숍과 사교 행사로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레이스톤스에서 현대 기술의 폐해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레이스톤스 마을 사람들은 한 번에 한 아이씩 개별적으로 대응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애들은 다 가지고 있어요"라는 아이들의 논리를 무력화하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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