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중국 정유 업체, 해운사, 유조선 등에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4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 수송과 관련 '헝리(Hengli) 석유화학 정유 유한공사'(이하 헝리) 등 중국 정유업체와 이란의 '그림자 선단'을 운영하는 40개의 해운사 및 유조선을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과 선박은 미국 내 자산과 자산에 대한 이익이 모두 동결된다. 또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법인, 이들과 자금, 물품, 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에도 제재가 적용된다.
OFAC는 "이른바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중국 정유업체들은 이란의 석유 경제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 내 2위 민간 정유업체인 헝리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이란산 석유를 구매해 온 이란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란 원유 최대 구매국이다. 지난해 중국은 이란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수입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중국 랴오닝성 항구도시 다롄에 있는 헝리의 석유화학 시설은 하루 약 40만배럴의 원유 처리가 가능하다. OFAC는 형리가 최소 2023년부터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수많은 '그림자 선단 선박'으로부터 이란산 석유를 구매했다며 "그림자 함대 선박 3척이 중국에 이란산 원유 500만배럴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헝리가 이란 군 총참모부의 석유 판매 부문인 '세페르 에너지 자한 나마 파르스'(Sepehr Energy Jahan Nama Pars Company)가 관리하는 원유를 구매하는 등 이란 군부에 수억달러의 이익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재무부는 이란이 석유를 세계 시장으로 운송하기 위해 의존하는 선박, 중개인, 구매자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차단할 것"이라며 "비밀 거래나 금융을 통해 이런 흐름을 돕는 개인이나 선박은 누구든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최대 압박 정책의 일환으로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 작전을 개시하는 등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재무부에 따르면 OFAC는 2025년 2월 이후 이란 관련 개인, 선박, 항공기에 대한 제재 건수는 1000개 이상에 달한다. 베선트 장관은 "'경제적 분노' 작전은 이란 정권에 재정적 압박을 가해 중동에서의 공격성을 약화하고, 그들의 핵 야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이번 제재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좀처럼 재개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뤄져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15일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 백악관은 이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제러드 쿠슈너(트럼프 대통령 사위)로 구성된 미국 협상 대표단이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25일 오전 파키스탄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협상 대상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미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란 외무부, 이란 국영 방송 등은 아라그치 장관의 파키스탄 방문이 해외 순방 일정 중 하나고 미국과의 협상은 없다며 추가 종전협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