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원' 러닝화 신고 마라톤 2시간 벽 깨자…"비싼 이유 있네"

이재윤 기자
2026.04.27 10:43
26일(현지 시간) 열린 영국 런던마라톤에서 케냐의 세바스티안 사웨가 1시간59분30초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아디다스

'고가 논란'에 휘말린 런닝화를 신고 달린 마라토너가 인류의 상징적 한계로 여겨졌던 '서브2(2시간 이내 완주)'를 무너뜨리자 소비자들 시선이 180도 달라졌다.

26일(현지 시간) 열린 영국 런던마라톤에서 케냐의 세바스티안 사웨가 1시간59분30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종전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을 65초 앞당긴 기록이자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는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이내 완주가 나온 첫 사례다.

2위를 기록한 에티오피아의 요미프 케젤차는 자신의 첫 마라톤에서 1시간59분41초를 기록했다. 사웨는 "오랫동안 꿈꿔온 세계기록을 세워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여성부에서도 세계 신기록이 나왔다. 에티오피아의 티그스트 아세파는 2시간15분41초로 여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갱신했다.

세 선수의 기록과 함께 주목받은 건 '런닝화'다. 이들은 모두 이날 출시된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이하 에보3)를 신고 뛰었다. 샤웨는 자신이 기록한 신기록이 적힌 신발을 들고 사진을 남겼다.

아디다스가 선수들에게 미리 지급해 이날 경기에서 착용할 수 있도록 했고, 지난 25일부터 영국 등 일부 유럽국가에서 시범 판매를 시작했다. 공식 출시는 오는 30일부터이며 판매가는 500유로(한화 약 86만원)이다. 미국에선 500달러 정도, 한국에선 90만원 정도에 판매될 것으로 알려진다.

런던마라톤에서 1위를 차지한 세바스티안 사웨(사진 오른쪽)와 2위 요미프 케젤차가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러닝화는 출시 전부터 가격과 성능을 두고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한 켤레에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거부감이 컸다.

온라인에서는 "너무 비싸다", "선수용이라지만 가격이 과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첫 서브2 기록이 나온 이번 런던마라톤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고 "가격만 비싼 신발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기술력이 보인다", "세계기록을 만들어준 신발이면 오히려 싸게 느껴진다", "기록을 갈아치운 신발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의견을 보였다.

아디다스는 이 런닝화에 기술력을 쏟아 부었다. 신소재를 적용해 무게가 275㎜(UK 8.5사이즈) 기준 신발 무게가 97g으로 100g이 채 되지 않는다. 일반 러닝화 무게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무게를 줄이면서도 탄소 소재를 적용해 반발력은 늘렸다. 아디다스는 앞발 에너지 반환율이 11% 향상됐으며, 러닝 효율은 1.6%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브2 기록 갱신을 계기로 '슈퍼슈즈' 논쟁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탄소 섬유를 적용한 '카본화'가 기록 단축에 기여하면서 육상계에선 이를 '기술 발전'으로 볼지 '기술 도핑'으로 볼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선 런닝화 소재에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지 않아 착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를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사진=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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