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미국, 이란에 굴욕 당해…출구 전략 안 보여"

윤세미 기자
2026.04.28 10:05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AFPBBNews=뉴스1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이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으며 전쟁의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의 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은 분명히 아무런 전략 없이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면서 "협상에서도 진정으로 설득력 있는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분명히 매우 교묘하게 협상을 하거나 혹은 매우 교묘하게 협상을 피하고 있다"면서 "이란 지도부 때문에 온 나라가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면서 당분간 적대 행위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 전쟁으로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유럽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풀이했다. 유럽에선 이란 전쟁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체제가 위기를 맞았으며 유럽 동맹국들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 전쟁으로 독일 경제도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쟁으로 우리도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면서 "납세자들의 세금을 많이 쓰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력도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전쟁 초반만 해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옹호했으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여파가 본격화하자 점점 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주 독일 정부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원유 공급 차질 등을 반영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고유가로 인한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6억유로(약 2조7000억원)의 단기 지원책도 마련했다.

한편 이날 메르츠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위해 기뢰 제거함을 파견할 의향을 밝혔다. 다만 분쟁이 끝난 뒤 국제적 협력의 일환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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