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지수가 11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강세로 마감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91포인트(0.19%) 오른 7412.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7.05포인트(0.10%) 상승한 2만6274.13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31포인트(0.19%) 오른 4만9704.4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AI 열풍이 중동 리스크를 압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교착과 국제유가 상승세도 투자심리를 꺾지 못했다.
증시는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메모리 반도체 랠리 지속 기대 속에 7% 급등했고 엔비디아는 2% 상승했다. 인텔도 애플과의 반도체 생산 협력 가능성이 부각되며 지난주 14% 폭등에 이어 추가 상승했다. 퀄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6% 올랐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거래는 이제 완전히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진 상태"라며 "일부 종목은 뉴스 흐름과 거의 무관하게 움직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 시즌도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S&P500 기업 500곳 중 440곳이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83%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LSEG IBES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28.6%에 달한다. 이는 4월 초 예상치였던 14.4%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U.S. 뱅크자산관리의 테리 샌드번 수석 주식전략가는 "현재 랠리의 핵심은 압도적인 실적 성장"이라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론과 증시가 과거 '닷컴버블' 때와 같은 급락 사태를 맞을 것이란 비관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야데니리서치는 전날 S&P500 지수 목표치를 종전 7700에서 8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S&P500지수 종가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추가로 10% 이상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전망인 셈이다. HSBC도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을 근거로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종전 7500에서 7650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조만간 시장이 급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쪽에선 최근 AI 열풍으로 인한 최근 뉴욕증시 강세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나스닥100지수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3배로 높아졌다"며 "파티가 일주일, 한달, 석달, 혹은 1년 더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역사는 결국 훨씬 낮은 가격으로 귀결될 것임을 가르쳐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시 고조되는 중동 리스크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고 이란 전쟁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회의에 군사행동 재개 가능성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미국과 이란의 휴전 상태에 대해 "대규모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란이 전날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보내온 종전 수정 제안에 대해서도 "쓰레기"라고 일축했다.
외교가에선 이란 문제가 오는 14~15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8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104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이날 미 국채금리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4bp(1bp=0.01%포인트) 뛴 4.408%에, 2년물 국채 금리는 5.8bp 상승한 3.951%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