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일 백악관 UFC에 미군 관중 모집…"여행비 자부담"

민동훈 기자
2026.05.30 16:40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이종격투기(UFC) 선수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다음 달 14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릴 UFC 경기의 경기장 조감도를 공개하고 있다. 이날은 그의 80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2026.05.07. /사진=민경찬

미국 국방부가 백악관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UFC 대회에 군복 차림으로 참석할 미군 장병을 모집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참석자에게는 여행비 자부담과 신체·체력 기준 충족 조건도 요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과 내부 문건을 인용해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UFC 행사에 관중으로 참석할 장병 수백 명을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행사는 오는 6월14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미국의 국기의 날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다. 대회 명칭은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와 맞물려 'UFC 프리덤 250'으로 정해졌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측 잔디밭에서 6월에 열릴 ‘UFC 프리덤 250(UFC Freedom 250)’ 경기 대회를 위한 임시 경기장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6.05.2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WP가 확인한 내부 메시지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전군을 대상으로 제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할 자원자를 모집했다. 특히 하급 부사관·장교와 병사들이 모집 대상에 포함됐다. 문건에는 여행 비용이 "개인 조달"로 표시돼 국방부나 UFC가 교통비와 숙박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군 내부에 배포된 한 문건에는 참석 자격 조건도 담겼다. 문건은 참석자가 "현재의 허리둘레 대비 신장 비율과 현행 체력 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참석 장병은 반소매 정복을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군 장병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올라온 또 다른 메시지도 비슷한 취지였다. 해당 메시지는 백악관 행사에 참석할 장병을 찾는 작업을 "긴급 과제"라고 표현했다. 이어 "티켓은 고위급 주요 인사에게만 배분돼서는 안 되며, 진짜 UFC 팬들에게 배분돼야 한다"고 했다.

백악관은 장병 모집이 진행 중이라는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행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역사적인 스포츠 행사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를 개최하는 것은 미국의 기념비적인 건국 250주년을 축하하려는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 UFC 측은 WP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UFC는 미군 일반 장병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로 꼽힌다. 현역 장병과 퇴역 군인 가운데 UFC에 출전한 사례도 적지 않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약 4000명이 모일 예정이며, 이들 중 "대부분"이 군 복무 중인 인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엘립스 광장에서도 수천 명이 대형 화면으로 경기를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트 CEO는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여는 데 3000만달러가 들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트 CEO는 "원하면 무엇이든 정치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이번 행사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250번째 생일을 미국, 그리고 전 세계와 함께 축하하기 위해 내가 엄청난 돈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UFC 해설자 조 로건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백악관 야외 개최를 "이상하다"고 평가하며 "보안 악몽"이자 "일종의 기획성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로건은 "통제되지 않는 환경에서 세계 챔피언십 경기를 치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햇볕 아래에서 세계 챔피언십 농구 경기를 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 인터뷰에서 로건의 발언이 처음에는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번 행사가 '일종의 기획성 이벤트'라는 점은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해보면 인생은 기획성 이벤트"라며 "하지만 좋은 기획성 이벤트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백악관 앞에서 이런 일을 할 특권은 누구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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