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사이버 작전을 비롯해 정보 수집, 군사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보도했다.
FT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 및 IT 기업들의 말을 인용, 챗GPT와 제미나이 등 미국의 AI 프로그램들이 이란의 사이버 작전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AI 프롬프트(명령어) 를 전 과정에 도입하면서 악성코드 개발 속도를 높였으며 완벽한 히브리어·아랍어 피싱 메시지와 그럴싸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사이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말 분쟁이 본격화되기 직전, 구글은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 조직 'APT42'가 제미나이를 이용해 가짜 인물을 만들어 공작에 활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한 한 대형 보안업체의 사이버 안보 분석가는 "이란 해커들이 작전 전 과정에서 AI 프롬프트를 활용하고 있는 정황이 보인다"며 "AI가 그들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확실히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AI 활용은 단순한 해킹에 그치지 않고 군사 영역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최신 군사 학술지를 분석한 결과 이란은 전자전 역량을 강화하고 전장 지휘통제실의 의사결정을 가속화하는 연구 등에 AI를 접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드론의 유도 기능과 수중 목표물 타격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활용됐다. 실제로 페르시아만 인근 작전에서 AI 기반의 예측 분석을 통해 미군 위치를 파악하고 타격을 계획한 정황도 포착됐다.
구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란 해커들은 북한이나 러시아, 중국의 해커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구글의 챗봇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란의 해킹 조직 'APT42'는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전파를 교란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도 AI를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걸프 지역 공격 계획 수립에도 AI를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AI 기반 유도·항법·전자전 회피 체계를 갖춘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FT는 이 같은 기술이 실제 전투에서 성공적으로 운용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IT 기업들은 이란 측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생성되는 새로운 계정들을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