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중국 톈안먼광장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37주년을 두고 충돌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톈안먼 사태' 37주년을 하루 앞두고 중국공산당의 어떠한 검열도 과거의 진실을 지울 수 없다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루비오 장관은 3일 '톈안먼광장 학살 제37주년'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6월4일은 중국공산당이 군대에 톈안먼광장과 그 주변에 있던 평화 시위대 수천 명을 공격하도록 명령한 지 37주년 되는 날이라는 것은 세계가 기억한다"며 "(중국공산당이) 아무리 검열하더라고 과거를 지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이들의 정당성은 언젠가 입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루비오 장관의 성명에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잘못된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고, 중국 정치 제도와 발전 경로를 비방했다. 또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일찍이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은 역사와 인민의 선택이고, 중국 인민 전체의 충신 어린 옹호와 국제 사회의 충분한 인정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4일 중국 군대가 학생 주도의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사건이다. 당시 중국 정부는 시위대 진압을 위해 계엄군을 동원했고, 이 과정에서 무차별적 총기 난사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톈안먼 사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관련 기념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대만 등 해외에선 톈안먼 사태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특히 대만 정부는 이 기념일을 활용해 '하나의 중국'을 앞세워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중국을 비판해 왔다. 대만은 이날도 중국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내놨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진정으로 위대한 나라는 군사력을 맹신하거나 군국주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37년 전의 6·4 사태를 직시하고, 진실을 인정하며 (희생자 및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화해와 대화의 문을 열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