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주 한 때 9% 급락했다 낙폭 줄여…IT 외엔 견조, 순환매 시작?

권성희 기자
2026.06.10 09:05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김지영

지난 두 달 이상 급등세를 보여온 미국 반도체주가 9일(현지시간) 또 다시 매도세에 휩싸였다. 차익 매도와 저가 매수 세력간의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선 "팔자"가 우세한 상황이다. 반도체주 외에도 그간 큰 폭으로 상승해온 기술주 전반이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오는 12일 상장하는 초대형 IPO(기업공개)인 스페이스X에 투자하려 다른 주식 자산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10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받고 11일 하루동안 공모주를 투자자들에게 배정하는 작업을 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날 한 때 9% 가까이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1.9% 하락으로 마감했다. 상승 가도를 달려왔던 반도체주인 마벨 테크놀로지는 이달 말 S&P500지수에 신규 편입된다는 호재에도 이날 7.6% 급락하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스페이스X 상장으로 인한 주식 공급 확대가 시장에 "부정적인 심리"를 만들어내고 일부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에 투자하려 다른 종목을 매도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기술주 약세의 핵심 원인은 지난주 금요일(5일) 급락장에서 드러난 기술주 내부의 균열이라고 봤다. "투자자들은 금요일 반도체주 하락 때도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평소와 같은 반등이 나타나지 않자 매도 물결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S&P500 정보기술(IT) 섹터는 1.8% 하락했다. 지난주 금요일 5.8% 급락에 비해선 선방했지만 IT 섹터는 잠시 숨을 고르는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식시장 전체가 매도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카슨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데트릭은 "좋은 소식은 시장 전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니란 점"이라며 S&P500지수 11개 업종 중 9개 업종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S&P500지수 내 306개 종목이 올라 하락 종목 수 194개를 압도했다. 상승 종목 수가 더 많았음에도 S&P500지수가 이날 0.3% 떨어진 것은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기술주가 대거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1.0% 내려갔고 다우존스지수는 0.2% 올랐다.

데트릭은 "반도체주는 지난 두달간 약 70% 급등했기 때문에 누구나 한 차례 쉬어갈 시점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강세장의 생명은 결국 순환매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시장 움직임이 크게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또 최근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데트릭은 이러한 환경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식시장의 순환매를 지지할 것이라며 "아마도 투자자들은 가치주처럼 그동안 소외됐던 다른 섹터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란이 미군의 아파치 헬기를 격추하고 미군이 이에 대응해 이란 공습에 나섰다는 소식으로 미국의 3대 지수선물은 0.3%가량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종전 협상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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