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 맞네" 네덜란드 잡을 뻔한 일본, 외신이 더 놀란 경기 뒤 풍경

윤혜주 기자
2026.06.15 11:17
15일(한국시간) 오전 5시 2026 북중미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 후 일본 관중들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경기장을 치우는 모습./사진=X 갈무리

2026 북중미월드컵 네덜란드전 무승부 이후 일본 축구 팬들이 경기장에 남아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4년 전 카타르월드컵 당시 청소 모습을 떠올리게 하며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은 15일(한국시간) 오전 5시 미국 댈러스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일본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선방으로 네럴란드의 공세를 버텨내며 전반을 0대 0으로 마쳤다. 후반 6분에는 네덜란드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6분 뒤 동점골로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후반 19분 네덜란드가 추가골로 다시 앞서갔고, 네덜란드는 수비를 강화하면서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러나 쉬지 않고 공격을 이어간 일본은 후반 43분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귀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월드컵 우승을 노리고 있는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극적인 무승부를 이뤄내자 "일본 축구 진짜 수준 높다", "확실히 강팀" 등 호평이 쏟아졌다. 그리고 경기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일본 축구 팬들의 '쓰레기 치우기'였다.

경기가 종료되자 일본 관중들은 자리에 남아 미리 챙겨온 파란색 쓰레기봉투를 꺼냈다. 이들은 본인이 머문 자리는 물론, 관중석 곳곳에 방치된 음료병과 음식 포장지까지 수거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15일(한국시간) 오전 5시 2026 북중미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 후 일본 관중들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경기장을 치우는 모습./사진=X 갈무리

이에 대해 CNN은 월드컵 경기장에서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고 라커룸까지 완벽하게 정돈하는 일본의 깔끔한 소양을 조명하며 그 문화적 배경을 분석했다.

다문화 리더십 전문가이자 미치키 모건 월드와이드의 창립자인 노조미 모건은 8살 때 시애틀에서 도쿄로 이사해 생활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밖에서 신는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어 실내를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문화에 가장 먼저 놀랐다고 회상했다. 또 모건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내내 교실은 물론 계단의 낙엽을 쓸고 화장실까지 청소했다"고 덧붙이며, 일본의 유명한 격언인 '떠나는 새는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를 인용했다.

2008년부터 올리픽 및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관중들이 남긴 쓰레기를 치우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츠노다 히로카즈는 "경기장은 티켓값을 냈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소중한 곳을 어지럽힌 채 떠나고 싶지 않아서 정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경기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본 팬들을 두고 '관심을 끌려는 것', '보여주기식 행동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한 번만이라도 직접 경험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일본 관중들은 경기 전 파란색 봉투를 미리 챙겨 경기 중엔 응원 도구로 활용하다가 경기 후에는 쓰레기를 담는다./사진=X 갈무리

일본 관중의 쓰레기 치우기가 전 세계적 관심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댈러스 현지 매체인 댈러스-포트 워스는 "일본 팬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도 같은 행동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날 경기에서도 쓰레기를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했다.

일본 팬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에 역전승을 거둔 직후 광란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장을 나갈 때는 파란색 봉투에 쓰레기를 정리했다. 당시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일본 팬들이 충격적인 승리 뒤 경기장을 청소했다"면서 "완벽한 손님"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폭스스포츠도 일본 팬들의 행동이 스포츠에서 최고의 전통이라고 언급했다.

FIFA는 팬들이 경기장 쓰레기를 치우는 동안 선수들도 티끌 하나 없이 라커룸을 정리하고 떠났다며 테이블 위에 종이학이 올려진 일본 라커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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