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담긴 이란 재건 기금 3000억달러(450조원) 중 절반에 대한 조달 방식이 이미 약정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금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기업들 자금으로 조성될 계획이며 미국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전세계 여러 지역 기업들이 이란 재건 기금 조성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기업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런 재건 기금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민간 기업으로 구성된 투자 기구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 재정은 투입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기금은 전쟁으로 파손된 이란 시설을 복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스라엘이 폭격한 이란 모바라케 제철소와 정유시설, 공항 등이 자금 투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중동 주변 국가들은 대출과 신용공여, 직접 자금 지원 등 여러 방식으로 자금을 대기로 했다.
미국과 이란은 19일 종전 MOU 서명 이후 60일 간 세부 협상을 이어갈 방침인데, 이 기간 미국과 이란 양측은 투자 사업을 기획하고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금은 60일 협상이 끝난 뒤에 조성된다.
로이터는 이란 재건 기금이라는 발상은 전쟁 배상금 협상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이란은 전쟁 배상금으로 미국에 4000억달러(600조원)를 요구했고 미국은 거절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던 중 재건 기금을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양측 입장 차이가 급격히 좁혀진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이란 재건 기금 3000억달러를 미국 정부가 조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보도를 이어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현장에서 "우리는 투자하지 않는다. 단 10센트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파악할 때까지는 당분간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MOU에서 합의한 사항을 위반하거나 60일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으면 재건 기금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경제 재제도 같은 기준에 따라 단계별로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블룸버그 등이 보도한 MOU 전문에는 △미국과 이란은 모든 전선에서 전쟁 즉시 중단 △상호 주권 존중·내정 불간섭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량 정상화 조치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이란 핵 무기 포기 등 내용이 담겼다.
MOU 전문이 공개된 상황에서도 일부 사안에서 미국과 이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통행료는 부과하지 않겠지만 이란 측이 해협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정확히 어떤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7 현장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그들에게 총을 쏘고 머리 위에 폭탄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이란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곧장 그들 머리에 폭탄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위협했다.